제로페이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게 성공할 것 같았나?
아니다. 태생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사업이었다.
이유는 열 가지 쯤 댈 수 있을 것 같지만 이걸 하나하나 대기는 귀찮고
다만 정부 하는 일이 다 그런 법이라, 말아먹어도 그러려니 싶다.
그래도 보도블럭을 다시 깔면 그 과정에서 돈이 맨 바닥의 누군가에게까지 흘러가는데
제로페이는 기껏해야 인쇄업자만 조금 좋았을 뿐 아닌가 싶다.
이게 민간이 아닌 정부가 해야할 일이었나?
아니다. 나는 대체로 큰 정부를 전체적으로 동경하고 지지하지만
그래도 정부가 하는 일은 사회 간접자본이나 복지 인프라나 기타 공공 영역이어야 하지
민간사업자와 비슷한 일로 민간사업자와 시장에서 경쟁하면 이상하다.
그래도 뭐 화폐인쇄도 정부의 일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추진 주체 측도 할 말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도 같다.
이런 일을 하는 의도가 뭔가? 치적 쌓기 아닌가?
글쎄다. 난 현실 정치에는 관심을 잘 두지 않지만
사실 정치인 개인의 의도가 치적이든 사회봉사든 그건 크게 따질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사업 자체가 내건 슬로건은 아무튼 선량한 쪽이라서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렇게 나는 전체적으로 제로페이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실패는 예상하되
뭐 좀 실패하면 어떠냐...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다가,
아래의 포스터를 보는 순간 쌍욕이 튀어나오며
이 사업의 강려크한 안티가 되었다.
연말 소득공제를 47만원 더 받는 법
아래에 폰트 크기가 1/100 정도 작게
-> 연봉 5,000만원 직장인이 제로페이로 2,500만원 사용시 (신용카드 대체)
아무 혜택 없는 제로페이를 일반 국민이 쓸 리가 없으니 잔머리를 굴린 것이 저런 어거지를 만들어냈다
화면 캡쳐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을만큼 작은 폰트로 실현하기 힘든 가정을 써놓는 것
시장에게 공무원이 보고서를 들고갔는데 본문은 15포인트로 쓰고
그 아래 2포인트로 말도 안되는 가정과 전제를 써가면... 과연 승인을 해줄까?
이런 식으로 소비자 기만하지 말라고 금융감독원이나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 위원회 등이 여러차례 철퇴를 휘둘렀다.
깨알고지, 속사포 약관설명, 이런 행위는 이제 질 나쁜 보험팔이, 폰팔이, 개인정보팔이들도 좀처럼 하지 않는다.
그런 행위를 공공기관이 했다.
공공기관의 무능함은 짜증나지만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공공기관이 잘해보겠다면서 도덕적이지 않은 일을 했다 (그리고 잘 하지도 못했다)
이 질 낮은 행동은 두고두고 혼 나고, 욕 먹고, 그래서 반성해야 한다.
나는 이 사업에서 가장 비판받아야 할 지점이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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