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 갑자기 추워졌다가 갑자기 따뜻해진 밤 11시의 퇴근길, 택시 앞 창에 자잘한 빗방울이 흩뿌려진다. 창문을 내렸더니 따뜻하고 신선한 바람이 들어와서, 순간 이 비가 봄비라고 여겼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계절은 겨울이다.

(중간 좀 뛰어넘고...)

그래서 한달쯤 전, 신당동 중앙시장에서 사다 먹은 석화를 짤방으로.
저거 한 팩의 가격이 천오백원이라서, 예상보다 넘 싸서 깜딱 놀랐다는.
.


5. 신변잡기성 포스팅을 써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잘 모르겠다.... 라고 쓴 후 생각해보니
이런 신변잡기성 포스팅은 대개 신세 한탄이 묻어나는지라
내가 ㅠ신경쓰일 것 같아서 중간은 좀 삭제했다는...

by 찬별 | 2009/11/04 23:55 | 잡담 | 트랙백 | 덧글(11)

찬별의 료리강좌 - 빨간 문어모양의 비엔나

1. 몇일 전부터 이걸 먹고 싶었는데
물론 그 이유는 만화 심야식당 때문이었다.




어느 회사에서 시달리고 온 날 보았던 심야식당 1권의 첫번째 에피소드.
그 후로 자꾸 저 문어 모양의 비엔나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저 문어모양의 비엔나는, 일본의 1960년대 후반 만화에도 등장하는 걸 보면
꽤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인 것 같은데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계란 입힌 빨간소세지와 비슷한 계통의 소울푸드가 아닐까 한다.



2. 심야식당은 독특한 만화다. 만화의 특이점은 크게 두 가지에서 온다.

첫째는 심야다. 밤 열두시에서 새벽 일곱시 사이에 움직이는 사람들은 대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스트립걸이거나, 야쿠쟈거나, AV 여배우거나, 그런 사람들이다.

둘째는 식당이다. 사람은 먹어야 산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건강하든 안 건강하든, 건전하던 불건전하든, 사회의 일꾼이든 쓰레기든, 먹어야 산다. 그래서 사람은 음식 앞에서 너그러워진다. 야쿠쟈든, AV 여배우든, 음식 앞에서는 평등하다.

두가지의 설정이 합쳐지면, 루저들을 전혀 루저로서 바라보지 않는 편안한 시선이 완성된다. 이 만화는 루저의 정신승리를 강력히 주장하지도 않고, 별 것 아닌 사연을 신파조로 읊조리지도 않는다. 그냥 루저들의 그저 그런 사는 이야기가 완성된다. 이 두 가지의 설정에 비하자면, 뭐든지 마음대로 만들어주는 컨셉이라든지, 식당 주인의 눈썹의 칼자국 등등은 모두 소소한 만화적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덧붙이자면, 이 만화가 뒷편으로 갈수록 재미없어지는 이유는, 첫째 배경, 즉 밤 열두시에서 새벽 일곱시까지라는 시간적 배경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3. 아무튼간에 나도 문어 모양의 비엔나를 만들어봤다.


-. 비엔나에 칼집을 넣는다. 이 때 칼집을 몇 개 넣을까로 한동안 고민했는데
답은 사실 간단하다. 문어 다리가 몇 개?




느끼한 맛을 좋아하는 와입후의 웽왈왱왈에도 불구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찬별은 비엔나를 끓는 물에 투척. 넣자마자 다리가 갈라지기 시작.






마눌 왈, 칼집을 너무 깊게 내서 문어가 아니라
아주 꽃이 피었다고..






그리하여 마눌이 원하는대로
칼집을 짧게 내고 기름에 튀겼더니
문어모양이 아닌 쭈꾸미 모양의 비엔나가 되었다능





이 모든 것의 배후가 된 마눌하 사진
(얼굴은 쭈꾸미 비엔나로 대신...)

by 찬별 | 2009/11/01 19:37 | 찬별의 료리강좌 | 트랙백 | 덧글(29)

잡담, 10월말, 어느 평일의 휴식

물경 삼주간 주말내내 일하던 끝에 오늘은 잠시 휴식. 비공식적인 휴일이며, 전화대기+비상시출동+개인적용무의다른전화대기 등의 조건이 붙어있는터라 마음편하게 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간만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다니니 기분이 좋아졌다.

찍을 때는, 꼭 뽀샾해서 예술처럼 만들리라 생각했던, 빨간 담쟁이 덩굴들.



뚝섬 인근의 도로. 영동대교인가?
그리고 그 아래 새로 짓는 이상한 캡슐터널 같은 넘은
도대체 뭘 짓는건지 알 수가 없다.





예전에 아파트를 수식하는 말은 <인간미 없는 도시의 회색 콘크리트> 정도가 되겠다. 그 아파트가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가 되었고, 그런 뒤로도 십년이 넘게 흘렀다. 이제는 회색 콘크리트라는 말은 어폐가 되었다. 미래소년 코난의 인간형 로보트는 아직 안 나왔지만, 그들이 사는 도시는 이미 여기저기에서 지어지고 있다. 이 거대한 건물들을 볼 때면, 인간적/비인간적이라는 수식어가 아닌, 뭔가 다른 수식어가 필요할 것 같다.






한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지어진 뚝섬 수변공원은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서울숲도 그렇고, 한강 공원도 그렇고, 그 주변의 어디도 그렇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들의 기계 소리가 귓전을 맴도는 상황에서는
꽃이든 나무든 평화를 주지 못한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끝에, 건대 스타타워 지하, 이마트 푸드코트에 있는 회전초밥 부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9,900원의 싼 값에 혹 해서 들어갔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생선이 없더라능... 빙빙 도는 접시 위에 얹힌 건 구운 오징어 아니면 계란 아니면 아보카도 대신에 오이를 넣고 딸기드레싱 같은 걸 듬뿍 뿌린 롤 같은 것들.... -_-;;

가끔 생선이 나오는데, 곁에 앉은 오십대 후반의 아저씨는 진짜생선회가 나온다 싶으면 바람같이 그것을 집어간다.




어쩌면 초밥의 진미는 생선초밥이 아니라 된장국에 있는지도 모른다. 구운 오징어 초밥, 계란 초밥 같은 것들로 두세 접시를 먹으며 일본식 미소된장국을 마셨을 때, 몸안 어딘가가 따뜻해지고, 마치 미지근한 술에 취한 듯 몽롱해지는 느낌. 그 느낌 때문에, 한 접시만 더, 한 접시만 더, 하면서 맛 없는 초밥을 씹다가, 무려 열한 접시를 먹고 말았다... 덕택에 저녁도 안 먹고 간단히 떼우는 중...

by 찬별 | 2009/10/28 20:36 | 잡담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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