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널리틱스


도서출판 남비 창업 약 1주년 중간 정산

클리앙에 썼다가... 뭐 여러가지로 거기다 올리기 좀 그래서, 블로그로 퍼옮겨옴. 덕택에 되게 짧아도 되었을 글이 엄청 길게 됨.  

--- 

1. 일인출판사를 약 일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두 권의 eBook 을 냈습니다. 왜 일인출판사를 차렸는지, 어떻게 차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 사용기 게시판에 썼던 적이 있습니다. 이전 글에는 출판사를 설립하는 행정절차, 주요 서점과 계약, 책의 ISBN 등록, eBook 파일 만들기 등의 주요 내용이 들어있고... 그냥 조금 에너지 많이 들어가는 취미생활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예전 글을 읽으려면 여기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오늘 한 번 이야기 해보려는 것은, 읽는 분들이 많이 궁금할 "과연 돈이 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겸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돈을 못 만들었습니다 -_- 


2.

도서출판 "남비"(남비받침 할 때 그 남비 맞습니다. eBook 이라서 남비받침으로 쓰시려면 꽤 비용이 많이 들게 됩니다 -_-) 에서 낸 책은 두 권입니다. 보통 2~3인 정도로 운영되는 소규모 출판사들은 (천차만별이지만)한두 달에 한 권 정도를 내는 싸이클로 돌아가더군요. 아무튼 전 매우 느리고 천천히 냈습니다. 

첫 번째 책은 잭 런던이 쓴 종말소설인 The Scarlet Plague를 번역한 '혈사병'입니다. 

잭 런던은 국내에서는 '강철 군화', '화이트 팽', '황야의 부름', '마틴 에덴'등으로 유명한 바로 그 작가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가지만 워낙 다작이고 작품간 편차도 큰 편이라 아직도 미번역 작품이 꽤 됩니다. 'The Scarlet Plague'도 제가 국내에서 처음 소개한 작품입니다. (네, 번역자도 저입니다)

책 내용은... 1920년? 경에 얼굴이 붉게 변하면서 몇 시간만에 죽는 전염병이 유행하고, 이 병 때문에 짧은 시간에 전 인류가 괴멸해버리고, 그로부터 두 세대가 지나면서 인류는 원시시대로 퇴보해버리는데, 그 세월을 버티고 산 어느 영문과 교수의 회고담입니다. 옛날 소설이라 줄거리는 담백한 편이고 잭 런던 작품이라 읽히는 맛은 있습니다. 중편소설이라서 한 시간 이내로 읽는 분량입니다. 

종말소설은 종말소설대로 좋아하고, 잭 런던은 잭 런던대로 좋아하는데, 미국에 출장 갔다가 보스턴의 어느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구입한 것을 계기로 번역했습니다. 취미로 번역한 이 책을 첫 번째 출간작으로 결정했습니다. 크게 고민한 것은 아니고, 그냥 무난하게 출판용으로 적합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작품의 저작권은 저자 사후 70년까지 인정됩니다. 바꿔말해서 잭 런던 사후 70년이 넘게 지났으니 저작권료나 저작권 계약 등이 불필요합니다. 덕분에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래도 책을 내는거라 교정 수준은 아니지만 문장을 좀 더 다듬고, 표지도 만들고, ePub 으로 만들어서 등록을 합니다. (이 절차에 대해 궁금하시면 위의 예전 글을 보시면 됩니다) 

ISBN을 받기 위해서 등록할 때에는 책값도 함께 등록을 해야 합니다. 얼마로 할까? eBook 시장 가격은 크게 두 부류로 형성된 것 같습니다. 

 * 일반도서의 전자책 버전 : 종이책의 약 70% 내외 (8,000원~10,000원 정도) 
 * 장르소설 (로맨스/환타지/무협 등) : 3,500원 내외 

첫 책인데 아무튼 크게 고민하지 않고 구매 2,500원, 대여 1,000원으로 가격 정했습니다. ISBN 받고 서점에 등록해서 상품이 되었는데, 이제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광고 홍보를 해야겠는데, 1인 출판사 입장에서 뭘 어떻게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안 합니다. 블로그와 페북에 책을 냈다는 글을 몇 개 올린게 다입니다. 지인들이 몇 권 사줍니다. 

막연히 가만히 있어도 몇 권은 팔리겠지 했는데, 그게 진짜 몇 권만 팔립니다. 책 제목이 롤의 블라디미르의 기술 이름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노리고 지은 제목은 아닙니다. The Scarlet Plague를 정상적으로 번역하면 홍역인데... 인류를 멸망시킨 병 이름에 포쓰가 너무 없어서 고민하는데 페친이 지어준 이름입니다. 아무튼 알게 모르게 검색어로 몇 명 정도는 걸려들어왔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애초에 큰 기대 안 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다음 책을 내야지 합니다. 


3. 

두 번째 책을 뭘 낼까 조금 고민합니다. 그러다가 "솔직한 사회"를 내기로 합니다. 10년쯤 전에 블로그에다 쓰기 시작해서, 이글루스 블로그에서는 잔잔하게(?) 인기를 끌었던 소설입니다. 

내용 설명은 쉽지 않습니다. BT 기술로 국민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빅데이터로 모아서 분석해, 국민들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집계하여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해졌고, 일자리를 잃게 된 국회의원들이 저항하자 전투기를 몰고가서 자폭.... 등등으로 직접 민주주의의 세상이 왔습니다. 그런데 그 세상도 문제가 있습니다.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한일전에서 자살골을 넣었다고 실제로 사형을 언도받기도 합니다. 여론조작 전문가의 오랜 노력 끝에 그 선수에 대한 처벌은 "정조대 입고서 무인도에서 10년간 축구 연습하기" 로 정해집니다. (얼마전 국민청원 게시판에 축구 끝난 뒤 스웨덴에 선전포고하자, 대표팀 고자 만들자, 이런 청원이 올라왔을 때 감개무량했습니다. 10년 전에 쓴 소설이 현실이 되다니-_-) 

이런 부작용에 대해 환멸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독재체제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직접민주주의를 목숨 바쳐 지키겠다는 사람도 있고, 죽지 않는 정자를 만들어서 상수도에 뿌리겠다는 미친 넘도 있고, 그래서 걔들끼리 술 먹고 싸우다가 총 들고서 싸우고... 이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농담조로 쓴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소설이라 내보기로 합니다. 지인이 표지 일러스트를 전문가에게 맡기자고 합니다. 요즘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분이고, 병맛스러운 책 줄거리와 안 맞는 듯 맞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끝까지 가내수공업으로 해보고 싶어서;;; 제가 표지도 그려봅니다. 


근데 이번에는 가격이 고민입니다. 리디북스 보니 테드창씨의 신간은 12,000원이네요. 장강명씨의 신작은 10,000원이구요. 소위 양산형 판타지나 BL물들은 3,000원 정도입니다. 

나는 얼마에 하지? 10,000원에 할까? 고민 해봅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보다는, 등급이 내려가는 느낌이 싫어서입니다. 하지만 유명 작가도 아니고 대형 출판사도 아닌데 10,000원은 좀 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다가 그냥 이도저도 아닌 4,500원으로 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양산형 소설쪽의 가격에 더 가깝네요. 대신 이번에는 판매 상품만 두고, "대여" 상품을 없앱니다. 

지난 번 혈사병은 애초에 마케팅을 안 했지만, 이번에는 뭐라도 판매촉진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는 모릅니다. 

일단 책을 내놓고, 블로그와 페북에 올립니다. 팔로워가 많은 블로거가 아니라서 그냥 지인들이 한두 권씩 사주는 정도입니다. 더 팔리지도 않고, 어떻게 팔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 고민을 해봅니다.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면 뭐라도 방법이 나올까? 해서 떠들어봅니다. 이맘때 클량에도 "1인 출판사 창업기"를 올립니다. 뭐라도 떠들면 힌트가 나오는 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케팅 관련 답은 안 나오더군요. 

SF 커뮤니티 같은 곳에 책 광고 스팸을 뿌려볼까. 회원 가입도 귀찮고 글 나르기도 귀찮고... 그리고 민망합니다. 요즘 독자들에게 그런 광고가 통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페북이나 구글에 돈을 내고 배너광고 같은 걸 좀 해볼까? 생각 해보다가 맙니다. 책 광고 배너를 내가 눌러본 적도 없는데 누가 누를까 싶습니다.  

오프라인 책이면 일간신문 문화부 같은 곳에 던져라도 볼텐데. 그러는 것도 안됩니다. 

페북에서 가끔 공유되는 '책끝을 접다' 같은 포맷의 광고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람들이 재밌으면 알아서 좋아요도 누르고 공유도 하지 않을까? 그나마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잘 만들면 효과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잡고 그림을 그려봅니다.  



이런 그림을 약 20장 정도 그려본 후에... 이건 아니구나, 이딴 거 그려봐야 누구도 공유할 리가 없겠구나 (...) 라고 역량 부족을 인식한 뒤 깨끗이 포기하고 그냥 돈을 들여서 광고를 하기로 합니다. -_- 

서점에 광고를 의뢰해 보기로 합니다. 예전 선배에게 온라인서점 메인에 노출 한 번 하려면 광고비가 어마어마하다는 말을 얼핏 들었습니다. 그래도 페북이나 구글 광고보다는 그쪽이 낫겠고 비용이 얼마일지 모르겠으나 한 번 물어라도 보기로 합니다.  

먼저 한국 이퍼브는... 여기가 서점이 아니라 전자책 유통 대행사라서, 마케팅과 관련된 건 온라인 서점에 직접 연락하라는 답변을 받습니다. 그래24 같은 곳에 담당자를 찾아서 연락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실물도서를 파는 서점이라 이북 관련 이벤트라는게 존재하는지,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전자책 전문 서점인 리***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조금 의외의 답이 옵니다. 이벤트 배너를 거는 것은 광고비를 안 받는다고 합니다. 대신 메인화면이나 푸쉬 노출 등은 광고료를 받고 해주는 것이 아니라 서점에서 기획해서 진행한다고 합니다. 언제 바뀔 지는 모르겠으나 아직은 전자책 시장이 크지 않고 출판사들도 적극적이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벤트 배너만 걸어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벤트를 뭘 하나? 고객에게 줄 혜택이 없습니다. 대할인을 하고 싶은데 도서 정가제 때문에 싸고 팔고 싶어도 싸게 팔 수가 없습니다 (OTL) 예전부터 이 제도 싫어했는데 이런 제약을 당할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남들은 무슨 이벤트를 하는지 살펴보니, 하나마나 한 10% 할인 이벤트, 그나마 포인트백 이벤트 정도가 실효성 있는 이벤트네요. 아, 1인출판계의 신성 이슬아님 이벤트는 앞의 몇 챕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형태네요.  

좀 고민하다보니까 한 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이 책은 대여상품을 안 만들었잖아? 대여 이벤트로 하면 되겠구나. 그래서 이왕 하는 거, 가격은 눈물의 똥꼬쑈 수준의 900원에 합니다. 900원이면 충분히 살 만 하잖아?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배너를 직접 만들어야 한답니다. 배너는 PSD로 다섯 개를 만들어야 합니다. 포맷을 전달받아 수정하려는데, GIMP나 SKETCHBOOK 등 오픈소스 툴과 미묘하게 호환이 안 됩니다. 어찌저찌 주변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고 해서 해결하고, 7/4 오픈 요청 합니다. 



오픈 당일에는 이벤트 배너를 확인 못했는데 주말 지난 월요일에 배너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요맘때가 이벤트 폭풍 시즌인지, 두 번째 페이지에서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 자기 눈으로 보고 찾아오는 사람은 정말 없겠구나 싶은 위치입니다. 역시나 판매량이 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벤트 배너를 제 페북과 블로그에 걸었습니다. 지난 번에 까먹고 안 산 블로그 지인들이 또 몇 권 사줍니다. (....) 

몇 번의 홍보활동을 시도하면서 깨달은 바를 쓰고 싶은데, 현재까지 판매된 부수를 봐서는 절반 정도는 지인들에게 판매된 상황이라 (-_ -) 결론은 현재까지는 1인 출판사 이벤트 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까지입니다. -_- 


4. 지난 일 년간, 대망의 판매액 결산입니다. 네, 대망은 대차게 망했다는 뜻입니다.  

혈사병 
 판매 - 14권 
 대여 - 7권 

솔직한 사회 
 판매 - 24권 
 대여 - 10권 

그래도 판촉활동을 조금이라도 한 솔직한 사회가 몇 권이라도 더 팔렸네요.... 

일반적으로는 서점이 30%, 출판사가 70%를 가져갑니다. 다만 한국이퍼브를 통해서 대학교나 자치단체의 도서관에 판매되는 책에 대해서는 50%만 저에게 들어옵니다. 그래서 다 합치면 누적판매 38권, 대여 17권, 정산액은 약 10만원이 조금 안됩니다. 다행히도 세금보다는 조금 더 벌었네요. 

돈을 벌기 위해서 한 일이라면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을 겁니다. 전업이었다면 모르긴해도 좀 더 열정적으로 뛰어서 조금은 더 매상이 올랐겠지요. 저는 취미로 하는 일이라서 그렇게까지 좌절하지는 않고, 다만 지속가능한 취미생활을 위해서는 이보다는 쪼오끔 더 팔리면 좋겠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글북스나 원스토어 등 다른 쪽에도 납품을 해볼까 생각도 들고, (근데 두 플랫폼 모두 전자책 판매자 입장에서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밀리의 서재 같은 곳도 한 번 두드려볼까 싶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책들을 좀 더 만들어서, "시리즈"로 내놓아야 하나 싶기도 한데, 예전에 출판사 선배들이 이렇게 해야 그나마 더 팔린다고 하더라구요. 10년 전 출판 노하우가 요즘의 전자책 시장에 얼마나 통할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책으로 구한말 의사인 "호레이스 알렌"이 번역해서 서양에 소개한 "코리아의 민담" 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번역은 다 했고 지금 다듬는 중입니다. 대중소설이 아니라 학술서에 더 가까운 책인데, 이런게 팔릴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건 아예 가격을 15,000원 정도로 잡아서 살테면 사고 말테면 말아라 하면 어떨까도 싶습니다. (-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리디북스 이벤트 (대여 900원) 
 여기입니다 




솔직한 사회 900원 대여 이벤트

 » 내용보기

알렌 관련 연구 자료

100년만에 드러나는 알렌 공사의 대한제국 X파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20/2019052000100.html해당 기사에 대한 비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42468한국학분야 토대연... » 내용보기

90년생이 온다,

90년 생이 온다 몇년 전부터 나는 90년대생들의 문화는 그들을 확 규정지어버리는 '특색이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들의 문화는 전체적으로 70년대생과 80년대생과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은 변한게 없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는 편이기는 하지만, 정말로 새로... » 내용보기

소피아 부텔라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를 보다가, 초고수 킬러 역할을 맡౴... » 내용보기


google search

사용자 정의 검색

애드센스 세로

통계 위젯 (화이트)

121123
966
2509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