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프로젝트 종료
1.
수원 프로젝트가 끝났다. 어제 종료보고를 마쳤다.
고객 PM이 "시원섭섭하시죠?" 라고 묻기에 "시원은 한데 섭섭은 안 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_-;;

프로젝트는 징했다. 군대 이등병때 행정병 하느라 밤새본 이후 이렇게 무식하게 밤 새워보기는 처음이다.
하지만 생활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 마지막 두어 달 빼고는.
특히 고시원 생활은 좋았다. 꼭 필요한 가구만 있고 - 침대, 두 채널만 간신히 나오는 텔레비젼, 책상과 의자. 꼭 필요한 물건만 있던. 썩 아늑하진 않지만 아무튼 조그맣고 평화로운 방. 열한시에 퇴근해도 두세 시간은 평화롭게 책을 읽을 수 있던. 더하자면 킥복싱. 직장생활 하면서 그런 체육관을 다시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뭐 아무튼 끝났다. 당분간은 거의 백수에 가까운 직장 생활이다....
다음 주 수원에 가서 교육할 일이 있긴 하지만... 그야 뭐 하면 되는거고.


2.

백수에 가까운... 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나는 요령이 없다. -_

두시 반 출근. (안 나가도 되는 날이었는데, 불행히 서류 하나를 전달할 것이 있었다.)
입사 동기를 만나 두시간 동안 노가리. 사무실 안에서 이직이 어쩌고 급여가 어쩌고 이런 노가리를 두 시간동안 풀었다 -_;;
다섯시쯤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나오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직속 전무님에게 딱 걸렸다 -_; 흑...

- 당신 얼굴 보니까 갑자기 생각났는데, xx 프로젝트에서 사람이 필요하다는데 관심있나?
- 에... 예 뭐 일은 재밌을 것 같은데...
- 투입 가능하겠나?
- 저 일단은 휴가도 가고 좀 쉬고 싶습니다.
- 아 그래 쉴 건 쉬고. 그런데 프로젝트는 언제언제 시작이니까... (이게 휴가 가라는 이야기냐 흑 T_)
- 삐질... 저... 오늘 좀 일찍 들어가보겠습니다 삐질삐질
- 그래 들어가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다섯시 반쯤... 전화벨이 울렸다. 흑. 이번엔 상무님이다 T_

- 지금 사무실 안에 있어요?
- 오늘... 좀 일찍 들어가고 있습니다 삐질
- 이야기 좀 하려고 했더니 안 되겠구만... 내일 아침에 봅시다.

아 쓰바 어째 전무 상무님께 줄줄히 다 들키냐;;;
내일도 좀 늦게 기어나갈랬더니 흑

우띠 휴가계획 승인요청 했는데 다시 내야겠군


3.
요즘 거의 날마다 술을 먹은 것 같은데 찬찬히 생각해보면 누구와 어떻게 먹었는지가 분명찮다 -_
분명 내가 지난 한 주간 만난 사람은. 세 손가락 안에 들어올 것 같은데. -_-; 술은 용케 날마다 먹었다. 그렇다고 집에서 혼자 술을 먹은 것도 아니고. 회식은 두어 번 했다만; 나머지는 언제 누구랑 어떻게 먹은거지? 아흑. 꿈속에 먹었나?

프로젝트가 끝나면 늘 느끼는 거지만. 한가할 때 뭐하고 놀았는지가 기억이 나질 않으며, 다른 일들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그저 맥이 탁 풀려, 멍하게, 텔레비젼이나 보게 된다.

by 찬별 | 2005/10/26 20:42 | 직장관련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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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잠곰 at 2005/10/26 20:54
밸리타고 와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글 너무 재미있어서, 저 오늘부터 찬별님 휀 할래요. 히죽.

한참 읽다 보니 아니, 저와 동갑내기 남자분 싱글.
오오오. 호기심 게이지 120% 상승. 파짓.

헤헷. 또 놀러오겠습니다.
Commented by Faye at 2005/10/26 21:30
거봐요 그러게 내가 6시 채우고 가라고 했잖아. 메롱입니다요 켈켈켈.
Commented by 찬별 at 2005/10/26 22:37
반갑습니다 잠곰님. 저도 링크했습니다 ^^

(아... 이놈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몰라... )
Commented by 찬별 at 2005/10/26 22:38
페이/ 그러게 페이씨 말 들을걸 흑흑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0/27 03:54
형은 아니다. ^^ 그나저나 너 심심했구나. 하루에 포스팅이 4개라니. 난 문영님인줄 알았어. -_-
Commented by 冷箭 at 2005/10/27 08:55
꼭 휴가 다녀오세요. 가끔 상사한테도 모질게 굴어야합니다.
안그러면 직장상사들 버릇 나빠집니다.^^*
Commented by 찬별 at 2005/10/27 11:07
^^;
Commented by 라엘 at 2005/10/27 17:54
인기짱이시네요! 제 꿈을 꾸셨다니 분명히 꿈속에 엘과 만나 술마셨군요? 푸핫핫.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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