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대학 초년에 찬군은 날마다 GR 레벨 7 이상의 민들레를 불렀고 대학 1년 1학기 중반부터 "니가 세상 고민을 다 짊어졌냐?" 같은 말을 인사랍시고 들었다. 뭐 그냥 그랬다. 요지는 내가 그맘때 변했다 이거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그런 우울증이 극에 달했던 2학년 초반에 어느 고등학교때 친구를 만났을 때, 저녁과 술을 같이 먹고난 후, 그가 말을 했다. - 너 많이 변했다. - 끄덕끄덕. 씨익. - 그런데 고향 옛 친구가 변했다는 말을 했다는게 결코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 끄덕끄덕. 씨익. 좀 더 이야기를 했겠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나는 그때 조금도 불쾌하지도 미안하지도 않았다. 나 스스로 내가 변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부끄럽지도 화나지도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늘 변하고 있고, 때때로 스스로 느낀다. 그것은 부끄러울 일도, 화날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나는 내가 변했다는 것이 아쉽다. 이것은 마치 보릿고개나 왜정시대를 그리워하는 심리와 비슷하다. 그때를 아십니까- 가난해도 정이 넘치던 시절- 돌아가기는 싫지만 애틋하게 그리운 그 시절 오빠가 말이야 군대에서 축구를 하는데 열일곱명을 제끼고 200미터 전방에서 장거리 슛을 했는데 그게 꼴문을 뚫었어 사람에게는 지켜야 할 기본이라는게 있고 세상에는 결코 틀릴 수 없는 진리가 있다고 믿을 수 있다면. 그렇게 보수적이고 건강할 수 있다면. 2.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면 두부에 대한 찬군의 취향이다. 나는 음식 취향이 여러 번 바뀌었다. 큰 배탈을 한 번 앓을 때마다, 딴 사람이 된 것처럼 식성이 바뀌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커서까지 가끔씩 배탈을 심하게 앓았다. 알찬 쏘세지에 줄줄이 비엔나에(아으 럭셔리하다) 불고기햄에(처음 먹었던 날이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를 좋아하던 시절로부터, 순대에 막걸리를 취토록 먹던 대학 초년시절과, 나물과 쌀밥과 삶은 콩에 술은 약간의 반주면 충분한 요즘. 뭐 어떻게 보자면 점점 건강한 쪽으로 바뀌어가는거지만, 아무튼간에. 그렇게 식성이 바뀌는동안 잠시도 밉지 않았던 것이 두부다. 물론 신체 구성이 70%의 두부와 20%의 물과 10%의 단백질로 구성된 두부대마왕 자백님이 계시니 찬모군의 두부에 대한 애착은 그보다 조금 못하겠지만... 아무튼 변하지 않았다. 두부는 변했다. 쌍동이 한 모에 삼백원, 반 잘라서 팔면 백 오십원 하던 두부였는데, 오늘 내가 사온 풀무원 두부는 한 모 이천사백원이다. (편의점이라서 정가판매에다, 값이 좀 싼 찬마루 두부는 다 팔렸다) 그러나 나의 두부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3. 두부를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우면 어떻게 될까. 오븐에다 튀김을 한다는게 좀 우습게 들릴까봐 부연하자면... 누군지 모르곘지만 아무튼 어떤 오븐료리의 대가께서 오븐에다가 새우튀김하는 법을 써두신 걸 감명깊게 읽었다. 새우에 계란물을 입히고 밀가루를 입힌 뒤 그 위에 붓으로 식용유를 바르고, 그걸 오븐에 넣는거다. 뭔가 호박에 줄긋는 기분이지만 그렇게 했다는 결과물을 보면 정말 제대로 된 튀김이 나와있다. 그래서 찬군도 준비했다. 오븐 두부 튀김 ![]() 재료 : 오븐. 이거 중요하다. 토스터 오븐도 가능하다. 두부. 옛날에는 300원 했으나 지금은 2400원하는 두부로 한 모 준비한다. 야채. 냉장고에서 걍 손에 잡히는대로 꺼내서 가위로 무려 슬라이스 씩이나 해서 두부 위에 얹는다. 올리뷰. 오븐 평판위에 한 숟갈정도 끼얹어서 바닥에 잘 뿌리고, 두부 위에도 골고루 잘 발라준다. 참기름으로 해도 좋다. 두반장. 냉장고에서 손에 잡히면 꺼내서 써줘도 좋다. 각종 향신료. 후추도 뿌리고 카레가루도 뿌리고 뭔가 허브라고 이름붙은 것들도 조금씩 뿌렸다. 안 뿌려도 된다. 소금만 뿌리면. 잡담 : 지금 박정아 1집을 듣고 있는데... 문득 떠올랐다, 내가 왜 박정아를 이쁘다고 느꼈는지.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스타, 바람아 멈추어다오의 이지연양을 닮았다. 그리고 노래도 닮았다. 박정아가 롹을 엄청나게 잘하는 장면을 도전백곡같은 프로그램에서 몇 번 봤는데, 앨범에 담긴 노래는 어쩌면 이렇게 얼굴만 예쁜 삼류 아이돌스타스러운 것만 불렀는지. 뭔가 폭발적인 걸 한두곡 정도는 넣었을 줄 알았는데. 실망이야. 료리법 : - 모든 재료를 이용해서 위의 사진처럼 만든다. - 재료를 토스터 오븐에 넣고 - 약 30분 정도 굽는다. 그러면 결과는 ![]() 아! 두부야 미안하다. 니가 삼백원 하다가 이천원 한다고 내가 너를 변했다고 했구나. 니가 뭐가 변했겠냐, 인간이 변했고 돈이 변했지. 섭씨 이백도의 오븐에서 삼십분을 구워도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는 니가 세월이 몇백년이 간들 변하겠냐. 어쩌면 저렇게 구워도 구워도 꼭같은지... 말이 쉽지. 섭씨 이백도에서 삼십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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