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별의 료리강좌 #47 - 정통 중국식 새우두부료리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가끔 배고플 때 시장 보기를 권한다. 평범한 부창부수가 마트에서 사랑도 속삭이고 장도 보는 시간, 그러니까 일요일 오후 세 시 같은 시간은 그다지 좋지 않다. 만약 그 이유를 마트에서 부창부수가 사랑을 속삭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솔로생활을 너무 오래했다. 만약에 그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부적절하게 상상했다면, 당신은 치료가 필요하다.

아무튼간에 혼자 사는 사람이 장을 볼 일이 있어봐야 얼마나 잦겠으며, 장을 봐바야 얼마나 보겠는가. 가끔 시장에 가서 라면 두 봉지와 짜파게티 한 봉지, 햇반 두 개, 계란 한 줄, 이런 걸 사오는 정도다. 좀 더 요리가 땡기는 날이라면 냉동 돈까스, 냉동 만두, 알찬 소세지, 줄줄이 비엔나, 동원참치 살코기캔, 녹차맛 생리대, 빙그레 투게더, 뭐 이런 걸 사오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늦잠잔 일요일 아침, 아침부터 라면을 먹기도 싫고(또는 다 떨어졌고) 밥하기도 귀찮을 뿐더러 반찬도 하나도 없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결국 담배 한 대를 아침식사 삼아서 인터넷을 하게 되는 불상사가 돌아오게 된다.

그것이 바로 배고플 때 장을 봐야 하는 이유다. 배가 고프면 뭐든 더 사게 된다. 그리고 그때 산 것은 훗날을 위한 든든한 저축이 된다.

게다가 목적의식 없이 사온 음식도 료리하기 따라서 목적의식 있게 바뀌기도 한다.


오늘 사온 것들 (구입한 순서대로)
1. 피망 한 봉지
2. 새우살 한 봉지 (팔천원이라서 잠시 망설였다)
3. 양파 한 봉지
4. 마늘 한 봉지
5. 두부 한 봉지
6. 파 한 단


자 이걸 가지고 뭘 해먹을까나. 바로 정통 중국식 새우두부료리이다.

조리법.
1. 모든 재료를 일단 식탁위에 늘어놓는다. 이 중에 뭘 쓰게 될 지는 차츰 알게 된다. (아직 나도 모른다.)
2. 두부는 깨끗한 천으로 둘러싸고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서 물기를 짠다. 깨끗한 천이 없으면 좀 더러운 천을 써도 된다.

<깨끗한 천으로 둘러싸고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 두부의 물기를 빼는 광경>

주의할 것은 가급적 이때 물컵이나 찻주전자 같은 물건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두부가 눌리면서 찻잔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다가 물이 쏟아져, 물기를 잔뜩 뺀 두부에 도로 물을 주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기 때문이다.

3. 두부에서 물기를 다 뺀 뒤에는 표면에 붙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깨끗한 물로 다시 씻기 바란다.
(가끔 믿는 사람이 있어서 하는 소리인데, 이거 농담이다. -_)

4. 냉동 새우는 물에 넣어 얼음을 씻어내고, 야채는 손에 잡히는대로 종종 썬다. 양파 껍질 까기 귀찮으면 안 까도 된다.



5. 물에 닿는 순간 최초 부피에서 1/3 이하로 줄어드는 냉동새우를 보더라도 당황하면 안 된다. 원래 사람이든 물건이든간에 크고 단단한 척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해답이 있느냐하면.
도구를 사용해서 두껍게 만든다. 뭔가를 한 겹 덮어씌우면 크고 굵어보이기 마련이다. 단지 보이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먹을 때의 느낌도 다르다. 내 경우는 녹말을 덮었다.


6. 두부를 튀긴다.

두부는 원체 잘 그 속성이 변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참조 : http://coldstar.egloos.com/2792368)
하지만 깨끗한 천에 한참 놔두었던 두부는 조금 튀기다보면 노릇노릇해진다.

참. 두부를 튀길 때, 고추나 마늘 등을 넣는 것이 좋다. 처음에 뜨거워진 기름에 고추나 마늘을 넣으면, 이 넘들이 너무 빨리 타버린다. 하지만 두부가 들어가서 온도가 낮아진 기름에 고추나 마늘을 넣으면, 오래오래 향기를 낸다. (사실 오늘 료리 강좌의 핵심은 바로 이거다. 새로운 재료 하나가 들어갈 때 마다 코끝으로 퍼지는 짜릿한 느낌!!)

7. 튀긴 두부는 깨끗한 천 위에 놔두어서 기름기를 뺀다.

<깨끗한 천 위에서 두부의 기름기를 빼는 광경>


8. 새우를 튀기고

9. 그 다음 야채를 몽땅 넣는다.



10. 그런 다음에 긴급히 소스를 제조한다. 소스는 료즘 류행하는 새콤굴소스.
재료는 간장 한 스푼, 식초 한 스푼, 물 한 컵, 녹말 세 스푼, 굴소스 반스푼, 설탕 반의 반스푼.... 정도 넣으면 괜찮은 맛이 날 것 같다. 만약에 가난한 그대라면, 또는 다이어트하는 그대라면, 식초를 다섯 스푼 쯤 넣는다.

사실 짠 음식으로 다이어트하는 건 자린고비 시절의 이야기다. 짠 걸로 다이어트 하다가는 고혈압 걸린다. 식초야 몸에 좋다잖아. 많이 먹어도 되니까. 식초를 강하게 들이부으면, 음식을 조금만 먹을 수 있다.




11. 센 불에 후라이판이 충분히 달궈진 상태라면, 금방 익는다. 접시에 옮겨담아서 맛있게 드시면 된다.

만약에 식초를 너무 많이 넣었다고 생각한다면, 전자렌지에 이삼분 데워서 식초를 날려도 좋다.


여담으로... 아까의 동전보다 조금 작던 새우들은 지금 바퀴벌레만해져있다. 우리집 바퀴벌레들은 손톱만하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찬별 | 2007/04/06 21:18 | 찬별의 료리강좌 | 트랙백 | 덧글(17)
트랙백 주소 : http://coldstar.egloos.com/tb/309829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PLUR at 2007/04/06 21:32
관련글이 무려 '바퀴벌레'네요...
요즘 냉동새우는 살짝 익히지 않고 껍질만 벗겨서 나온 것도 있더군요. 볶을 때는 그게 더 나은듯도 해요.
Commented by 레이시님 at 2007/04/06 21:33
저도 전에 새우살 사면서 중국산 주제에 팔천원이나 한다고 들었다놨다했던 기억이..
결국 사서 이틀만에 해치웠어요(...)

저기에 굴소스를 두반장으로 바꾸면 마파두부삘이 나겠군요'ㅁ'
Commented at 2007/04/06 21:4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구바바 at 2007/04/06 22:05
'8. 새우를 튀기고'에서... 새우는 다른 후라이팬에서 튀겨오는 것입니까? 아니면 두부를 튀기던 후라이팬에서 두부를 건져내고 거기다 새우를 튀기는 것입니까?
Commented by woodstock at 2007/04/06 23:17
고추나 마늘은 처음부터 넣어서 향을 내야지..불키기 전에 넣으면 안 타잖아. 글고..깨끗한 천 맞아??? 과연?
Commented by 찬별 at 2007/04/07 00:03
PLUR/ 그러게요.. 마치 농담처럼 바퀴벌레네요 -_그런데 벌레가 맞아요, 벌래가 맞아요? -_
레이시님/ 정말 비싸요, 도대체 중국집 볶음밥은 어떻게 그렇게 새우를 넣나 모르겠어요. 마파두부는 튀긴 두부가 아닌 생두부로 하는거래요.
비밀글/ 네 안녕하세요. 녹차맛 생리대...는 오타가 아니라 헛소리입니다. -_
구바바/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전 후자쪽으로 했습니다만..
왈왈/ 깨끗해. 아주 깨끗해. 그리고 기름은 아무튼 달궈야 되자나

Commented by 머미 at 2007/04/07 08:40
요리는 맛있어 보입니다만 '부창부수'를 명사로 사용하는 용법은 좀..
Commented by 찬별 at 2007/04/07 08:49
아 쓰면서도 그 생각은 했는데, 술취한 중에 뭐 딴 말이 생각이 안 나서(...) 그런데 지금도 딴 말이 생각이 안 나는군요 -_
Commented by 찬별 at 2007/04/07 08:50
그나저나 <요리는 맛있어보인다>는 말은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군요 -_
Commented by 할배 at 2007/04/08 03:16

"결국 담배 한 대를 아침식사 삼아서 인터넷을 하게 되는 불상사가 돌아오게 된다."

-_- ;

엄청 찔리는 중입니다.
여긴 토욜아침입니다만, 말씀하신대로 담배 한대 피고 커피 한잔하면서 인터넷보고있다는... 흑흑.. 밥도 있는데..


Commented by 길잃은어린양 at 2007/04/08 10:36
새우 대신 다른 고기를 넣어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냉동새우에 대한 진실은 충격(?)이군요.
Commented by 포더윙 at 2007/04/08 11:06
저렴한 닭고기가 좋지요. 옥션에서 5킬로에 2만원 초반대. 500그램 10팩으로 포장되어 오므로 일주일에 한팩 정도 페이스로 가끔 일주일씩 걸러가며 단백질 보급....

....이라지만 양고기 2킬로짜리 엄청 커다란 덩어리를 추가로 사버려서 냉동실은 양고기로 가득찼습니다 -_-
Commented by 찬별 at 2007/04/08 12:58
할배/ 밥 있으면 드시지..소금에 참기름이라도 찍어서...
길잃은어린양, 포더윙/ 닭고기와 두부, 새우 세 가지 모두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네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의하면... 두부선에 들어가는 재료는 닭고기와 새우더라구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4/08 17:04
........먹다 남은 족발이 있는데...라면에 넣고 끓여먹을까요(...)
Commented by 찬별 at 2007/04/08 18:28
족발은 족발이고 라면은 라면이죠.. 족발부터 드세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4/10 00:32
아, 족발이 덜 익었더라고요. 그래서 먹다 말고 넣어뒀던 것...
Commented by 찬별 at 2007/04/10 09:04
족발 뼈로 육수를 내서 끓여드셔보세요. 저도 해봤는데... 요리법은 아마 지루박님 홈페이지 어딘가에 있을 듯...

:         :

:

비공개 덧글

next



야채와 과일만 먹고 순하게 살고 싶다
by 찬별 2007 Egloos top100
간단한 공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느슨하게 섞인 가벼운 술자리 정도로 생각해주시길.

공지는 여기에 (클릭)

메일 : coldstart@파란.컴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이 출간되었습니다. 관련 내용이 궁금하시면 클릭


찬별의 려행기 (연재)

이 블로그는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월 $100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싶습니다.


Locations of visitors to this page

카테고리
전체
잡담
글쓰기
찬별의 려행기
찬별의 료리강좌
한국음식의 탄생
책읽기
TOYS
IT 이야기
광고이야기
직장관련
인생
주식
신혼만담
미분류
태그
맛의걸인-_- 세계의주식고수들 2010년베트남에서돈을캐라 씽크프리 여행 오피스 신혼여행 한국속의외국 가리봉동 렛츠리뷰 네이버 링크프라이스 NHN 20대직장인부동산에빠져라 독서일기 내이글루결산 음식 발리 바퀴벌레도애완동물 mp3
이글루 파인더
이전 블로그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more...
최근 등록된 덧글
으하하하 ㅠㅠㅠㅠㅠㅠ;;..
by Rapunzel at 09/06
OTL 쿨럭!!!
by 유클리드시아 at 09/06
빅브라더 비슷한거군여
by 찬별 at 09/05
허걱 -_;;
by 찬별 at 09/05
은행 싸이트야 1. 법적..
by 찬별 at 09/05
욕나오는거 맞아요. 은..
by catnip at 09/05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by 쩜 at 09/04
찬별 결과의 '영업은 부적..
by 쩜 at 09/04
홋카이도에서 비슷비슷한..
by 쩜 at 09/04
난 백신이란 말이 나올..
by 쩜 at 09/04
백신쓰다보면 바이러스라..
by 시퍼렁어 at 09/04
욕해쥐야죠. 내 마누라까..
by 거울 at 09/04
이야기를 보니 아시모프..
by 초록불 at 09/04
달러는 아니지만 유로 ..
by 허안 at 09/03
아놔... 출장안마서비..
by 찬별 at 09/03
그런데 그 마사지 찍고 ..
by 찬별 at 09/03
구글광고는 접속자의 지..
by 우기 at 09/03
그러니까 그 구글 마사지..
by 찬별 at 09/02
그 모님 저도 좀 소개시..
by 찬별 at 09/02
스님답게 등신불 되기를..
by 머미 at 09/02
최근 등록된 트랙백
Xanax lawsuits.
by Xanax without a presc..
Xanax norx needed ..
by Buy cheap xanax wi..
에고그램 테스트
by Fuzzy Cat
이상하게 이런 건 꼭 해 ..
by 파란미디어
모두들, 냉동실 정리는..
by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
by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
남 얘기 같지 않아.
by . ....그리고 ↗
찬별님의 '한국음식 그 ..
by 런~의 밥하기 싫은 날 '..
&quot;한국음식, 그 ..
by 야옹이의 야옹이 세상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
by punkthaus.com ♬
rss

skin by 꾸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