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별의 료리강좌 - 정통 돼지고기 춉 스테이크

나는 돼지고기 중에서 등심을 가장 좋아한다.
등심을 그냥 구워서 소금뿌려먹는 것도 좋아하고,
양념을 해서 이리저리 해먹는 것도 좋고...

기름기에 대한 몸과 마음의 거부감...
(뱃살 증가에 대한 죄책감도 있지만, 실제로 기름기 많은 고기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
뭐 그냥 편히 먹을 수 있는 돼지고기가 등심이나 안심인데
(입이 즐겁게 먹는 것보다 몸과 마음이 즐겁게 먹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고,
 실제로 마음보다도 몸이 즐겁게 먹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이게 보통 사람들이나 정육점 주인이 보기에는 많이 이상한가보다 .

<돼지고기 등심 : 잡채용. 카레용. 돈까스용>
"이거 돼지고기 등심 좀 주세요."
"카레하시게 썰어드릴까요? "
"아녀. 그냥 구워먹게요."
"에이 그거 퍽퍽해서 어떻게 구워먹어요? 목살로 가져가세요 목살 좋아요."

뭐 이런 대화를 하도 많이 하다보니, 몇 가지 스킬이 생겼다.

스킬1. <포크챱 해먹게요>  : 그런 요리이름을 십만년만에 들어봤다며 감회어린 표정을 짓는 정육점 아저씨도 있었다
스킬2. <그거 안 드셔봤어요? 디게 맛있어요 떠벌떠벌> : 반신반의하면서 준다

그런데 이것도 다 귀찮아져서... 요즘은 그냥 <달라면 주지 뭔 잔말이 그렇게 많아?> 라는 말을 온 얼굴로 표현한다.

아무튼 그렇게 사온 돼지고기 한 근. 그 중에 1/3, 그러니까 200g 이겠지? 정도를 덜어내어서 조리 시작.

재료.
돼지고기 등심 200g.
굴소스 1큰스푼
간장 1.5큰스푼
맥주 50cc
설탕 1/2 큰술
후추 조금
참기름 조금
생강 잘 쪼개서 약간
마늘 잘 쪼개서 약간
녹말 1큰술

조리법.
이 모든 것을 섞어서 잠시 놔둔다.
참고로. 고기를 양념에 재우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양념에다 고기를 두 시간 이상 재우는 법.
둘째는 양념에 고기를 삼십분 이하로 재우는 법.

고향의 맛 슬로우푸드 같은 걸 많이 줏어들은 사람은
괜히 오래 재운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그랬다)
이게 두 가지 방법이 맛이 다르다고 한다.
첫 번째 방법은 양념과 고기가 오래 섞여서, 고기 전체의 맛이 좀 순하고 부드러워지는 반면,
두 번째 방법은 양념의 맛이 더 강하기 때문에 입이 싸구려인 사람에게는 두 번째가 더 맛있다고 한다.

당연히 내 입은 싸구려이고 그래서 나는 두 번째 방법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고
먹기 직전에 재료를 구입하는 습성상 두 번째 방법으로 먹을 수 밖에 없다 -_;


중불로 켜둔 기름솥에서 돼지고기가 익고 있다.

튀김은 중불이 좋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강한 불에서는 속이 덜 익을 위험이 있고, 약한 불에서는 튀김이 기름을 너무 많이 먹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머 걍 그렇다니 그런 줄 알고 중불로...

이걸 튀길 때, 속으로 <돼지들아, 죽어있어서 고마워> 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저 살코기들이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뜨거울까.

예전에 인간시대에서 아버지를 살릴려고 불속에 뛰어든 어느 소년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1분쯤 보는 짧은 시간 동안에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그 아버지가 거품을 뽀글뽀글 뿜으며 운명하는 모습 등을 모두 보고 말았다. 마취나 진통제가 불가능한 고통이 화상이라는데. 돼지들아. 죽어있어서 고마워 -_;  가끔 식당이나 차려볼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솔직히 고기 만질 자신이 없다.

아무튼 이렇게 익혀서 나온 결과물


웬일이래 이렇게 사진빨 잘 받고?

기념으로 한 장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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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별 | 2007/10/03 18:04 | 찬별의 료리강좌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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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표류소녀 at 2007/10/03 18:37
햐, 저거예요, 저거. 저렇게 약간 탄 듯 거뭇거뭇해 보이는 사진이 찬별님 료리가 맛있어 보이는 핵심이라니까요. (지난 번 떡갈비에서 완성샷이 없어서 아쉬웠었어욤.)
Commented by 강설 at 2007/10/03 18:45
지금 저녁못먹고 이거보고있으니까 침이 줄줄. 그나저나 관련된글 자동검색에는 소고기등심이 뜨는군요 흠;
Commented by 정열 at 2007/10/03 18:53
그릇을 너무 깨끗하게 씻어 놓은 것 같네. 자네 요리 같지가 않어... 맛있어 보이는군.
Commented by 찬별 at 2007/10/03 19:37
표류소녀/ 역시 표류소녀님꼐서는 진실을 통찰하시는군요

강설/ 전 소고기 등심보다 돼지고기가 낫더군요

정열/ 중간에 오타가 있네요. <같지가 않어 --> 같어 >
Commented by 쩌미 at 2007/10/04 19:17
찬별 요리는 양념장 재료가 다 비슷해. 한식이든 중식이든 양식이든.
Commented by 찬별 at 2007/10/05 13:08
그게 바로 정통이라는 증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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