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푸짐한 북경오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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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좀 특이한 밥만 보면 괜히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고,
내가 뭘 먹었는지 자랑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요즘 점점 된장의 세계에 빠져드는 나를 느낀다.
이러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뭘 쌋는지도 자랑하고 싶어질꺼다.
그때야말로 완벽한 된장블로거가 되어있을꺼다.

내 음식점 취향은, 뭐 종종 떠들었던 바 있지만
1. 비싸지 않을 것
2. 푸짐한 느낌이 있을 것
3. 정장 비슷한 걸 입고서 썩소를 지으면서 서빙하지 말 것
4. 맛은 대략 80%만 달성.

에또 그러니까, 80%에서 10%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격이 두 배가 되어야 하는건데
취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나는 미완성의 10%에 곁들여진 소박함이 더 좋다.

북경오리는 베이징코야(신촌에서 종로로 옮겼다)에서만 먹어봤는데
(중국 가서도 안 먹어봤다)
얼마전 사당역을 지나다가 오리+탕=36,000 인 북경오리집이 있는 걸 보고 엊그제 방문.
바깥에서 보기에는 허름한 한식당 같았는데,
안에 들어가서 봤더니 진짜로 허름한 한식당이다.
하지만 손님은 꽉꽉 들어차있다.

둘이서 먹기에 오리메뉴 시키면 조금 많냐고 했더니
많기는 한데 남는 건 싸주시겠다고.
애초에 오리를 먹으러 왔으니 걍 먹어야지. 오리 세트를 시켰다.


기본 반찬에 김치, 땅콩, 짜초이, 단무지, 마늘장아찌 등이 있다.
사진에는 안 찍었는데, 파와 무순이 한 접시 있다.
고깃집과 중국집이 섞여있는데, 일반 중국집보다 오히려 좋았다.
특히 마늘장아찌 (고기 먹으면서 마늘장아찌가 있으면 반갑지)




잠시 후에 나온 오리 껍질과 살코기.
북경식 카오야의 맛은 껍질에 있다는데.
내 입맛에는 꽤 훌륭했는데, 동행은 껍질이 적고 살코기가 많다면서 조금 투덜.
그리고 양이 많지는 않아보인다고 좀 투덜.




함께 나온 밀떡은 크기가 만두피보다 작고 모양도 못 생겼다.
꼭 내가 만든 것 같았다. -_
하지만 자연스러워보이는 것이 좋았고,
맛이야 뭐 밀떡 맛이지.





껍질을 먹어갈때쯤, 이제 탕이 나오겠거니 했더니
오리의 날개와 다리를 한 접시 또 가져다 주신다.
거의 첫번째 왔던 접시만큼 추가 되었다.

양이 안 많긴 뭐가 안 많아 -_
결국 두 번째로 온 접시는 거의 남겨서 싸왔다.
남녀 네 사람이 먹으면 약간 모자란 듯 적당할 것 같다.



오리전골은 중국식 육골즙이 아닌, 한국식 찌개였다.
국물이 흰데 얼큰하다. 육골즙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여기에 이천원짜리 수제비 사리를 넣어서 먹었다.

넷이서 와서 먹어도 충분할만한 메뉴였다.
아주머니가 아주 친절한 분이다. 식당 주인으로서의 가식적인 친절 말고.
친절을 가훈으로 삼는 가정에서 태어나 몸에 친절이 배여있는 것 같은 분이다.
아주 어마어마하게 바쁜 와중에 방긋방긋 웃어주시는 것이 기분 좋았다.
동행은 <음식점의 맛에서 30% 정도는 친절도가 좌우하는 것 같아> 라는 말로 감상을 대신했다.

다만 금요일 저녁 바쁜 시간에, 단체도 많은 와중에 자리가 없어
카운터 앞 자리를 잡은 것이 조금 실수.
십분이 멀다하고 <죄송합니다.. 십분만 있으면 자리 나거든요...> 라는 말을 듣다보니
마음이 급해져서 평소처럼 여유부리면서 먹지 못하고 좀 서둘러 일어났다.
계산하면서, 주인장과, 자리를 잘 못 잡고 앉았나봐요, 하면서 같이 웃어주고 나왔다.

두 사람. 오리 한 마리+전골 한 그릇 (반마리쯤 남아서 싸옴). 소주 두 병. 수제비 한 접시.
합계 사만사천원.

위치는 사당역 11번 출구로 나와서
시선을 왼쪽으로 놓고 직진하다가,
다행히 교통사고 같은 것이 안 나면
서너번째쯤 골목에서는 왼쪽에 있는 가게를 볼 수 있다

포장 봉투에 전화번호도 씌여있군. 581-9252.


by 찬별 | 2008/01/20 21:26 | 찬별의 료리강좌 | 트랙백(2)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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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無敵傳說 at 2008/01/21 09:31

제목 : 북경에서 맛본 오리구이...
싸고 푸짐한 북경오리집 찬별님의 오리구이를 보고는 베이징에서 먹어본 오리구이 사진을 정리해봤다. 베이징에 갈때마다 먹었기 때문에 여러집에서 먹어봤는데.. '전취덕'과 '대압리' 라는 곳을 소개해본다. 1. 전취덕(全聚德)'베이징에 와서 오리구이를 먹지 않으면 베이징에 다녀온 것이 아니다' '장성에 오르지않으면 사나이가 아니고 오리구이를 먹지 않으면 유감이다'란 말이 있을정도로 '오리구이'는 베이징의 대표적인 요리다. 전취덕은 불에 굽는 방식......more

Tracked from 한일커플의 B(秘)급 여행 at 2008/02/02 12:43

제목 : 최근 뜨는 북경오리 전문점 - 리춘카오야
북경오리하면 일반적으로 전취덕을 많이 생각합니다. 많은 매체에서도 다루었고, 또한 훌륭한 식당임에도 틀림없구요. 하지만, 이런 것만 믿고 갔다간 낭패를 당하기 쉽상이에요. 다른 오리구이 전문점에 비해 2배 정도 비싼 가격, 불친절한 직원들, 언제 나올지 모르는 음식 등, 한국과 비교되는 이런 점 때문에, 음식을 먹는 내내 불편했던 기억이~ 최근 북경에서 떠오르는(?) 오리구이 전문점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름은 리춘카오야디엔利群烤鸭店 좁은 실내와......more

Commented by woodstock at 2008/01/20 21:31
식당 이름이 뭐에요?
Commented by Mh_Kāśyapa at 2008/01/20 21:55
껍질과 괴기 사이에 기름이 흥건해야 제맛일텐데, 아쉽네요. 하지만 가격대비 생각해보면 썩 괜찮을 듯.
Commented by 찬별 at 2008/01/20 22:42
왈왈/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_
카시아파/ 기름도 제법 흥건했어요. 물론 뭐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집이고, 한국화된 중국요리의 맛이죠.
Commented by 찬별 at 2008/01/20 22:43
그러니까 절대적인 미각에서는 맛이 없는 집일 수도 있다는 ...
Commented at 2008/01/20 23: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措大 at 2008/01/21 00:09
베이징카오야(왜 그...부풀려서 화덕에서 굽는거 있잖아요)는 아니더라도 군침이 도는걸요. 저도 어께에서 힘 뺀 음식점이 두 배쯤 좋아요. 여긴; 언제쯤 가볼라나 --;

p.s. 화이트밸런스가 좀 아쉽습니다 ^^
Commented by 찬별 at 2008/01/21 00:24
저 북경오리가 확실히 한국식 북경오리인가보군요; 몇 번 안 먹어봐서 저게 얼마만큼 정통 짱꼴라 식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베이징코야와 비교했을 때는 대체로 비슷했었다능;;


저 화이트밸런스는 핸펀 카메라 사진이라서 그래요. 핸펀 카메라에도 그런 기능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말하다보니 핸펀 카메라에서 그런 메뉴를 본 것 같아요-_) 피카사에서 좀 이리저리 해봤는데, 저 붉은 색이 가시지를 않네요
Commented by 총천연색 at 2008/01/21 00:36
푸짐해 보이네요.
친절 맛 보려고 한 번 가봐야겠네요.
교통사고가 나지 않기를...
Commented by 풍엄마 at 2008/01/21 02:00
혹시나해서 검색해보고 링크 걸어봅니다.

http://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ies_hty&ie=utf8&query=%EC%82%AC%EB%8B%B9%EC%97%AD+%EB%B6%81%EA%B2%BD%EC%98%A4%EB%A6%AC

(네이버는 까페글이 링크걸면 가입해야 볼 수 있다 나오는데 검색결과로 나온 것들을 링크따라 가니 바로 게시물이 나오는군요. 이건 뭐... 후움. -_-;;; 검색어는 "사당역 북경오리"였습니다. )

간판이 천외천.이라 되어있는데 전화번호가 일치 하는 걸 보니 맞는듯합니다.

모올래 들락거리던 차에 덧글 한 번 남겨 봅니다.
Commented by 정열 at 2008/01/21 07:48
베이징덕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어떻게 포를 뜨느냐인데...(맛있는 부위 위주로...)
사진을 보니 거의 난도질을 했구만.. 우리 장모님이 썰은것 같으이... 아쉽네..아쉬워...

이참에 베이징덕 포스팅이나 하나 해야겠군.
Commented by 찬별 at 2008/01/21 11:46
풍엄마/ 반갑습니다 ^^; 천외천이라는 이름은 무척 낯이 설군요; 포장 봉투에는 그냥 <북경오리> 라고 씌여져 있었는데...

정열/ 제가 썰어놓은 것 같기도 하죠? ㅎㅎㅎㅎ 확실히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근데 북경은 못 가잖아효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8/01/21 13:23
북경 가서 대신 먹어드립죠. -_-v 그리고 된장남으로의 마지막 한 걸음은 파스퇴르 요구르트를 드시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이전 광고를 생각한다)
Commented by 곱분이 at 2008/01/23 01:09
사당역 부근이군요. 함가봐야 겠네요.
북경가서 먹을때도 이게 얼마나 북경맛 일지가 궁금했는데..한국식북경오리를 먹어보면 알수있으려나..
Commented by 찬별 at 2008/01/23 11:05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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