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잡담

1. 나는 기본적으로 역사의 진보를 믿지 않는다. 인간의 행복이 역사속에서 점점 증대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역사공부를 하다가 어느 순간 자문했던 적이 있다. 백제시대의 어느 촌부보다 지금의 나는 더 행복한가? 그렇다면 현대는 백제시대보다 진보했다고 할 수 있는가? 너무도 명백한 자문자답 앞에, 경제적 하부구조 이론 같은 것이 너무도 헛되다고 느끼게 되었다.

2. 나는 1980년대보다 2000년대가 훨씬 진보한 시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1960년대보다 1980년대가 훨씬 진보한 시대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목숨을 위협받는 시기(예를 들면 전쟁, 역병, 기근 등)가 있을텐데, 이것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순환의 관점으로 생각한다.

3. 1960~1970년대의 고도성장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다. 반면 민주주의의 후퇴를 가져왔다고들 한다. 1980년~1990년대, 386의 투쟁으로 우리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가져왔다. 그렇다면 그 시대에는 무엇이 후퇴했을까? 나는 <양극화>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단순무식하게 말하자면, 비정규직이 사회문제가 되는 이유는 (현대자동차나 GS칼텍스 등의 경우를 봐도 알 수 있지만) 정규직 직원의 봉급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조금 더 문자를 쓰자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태생이 동일하고,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그 둘의 지향점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정도가 되겠다. (물론 매우 단순무식하게 말한 것은 알고 있다만. 단순무식한 인상이 가장 정확한 경우가 의외로 많더라.)

4. 변하지 않는 시대는 없다. 2010년, 우리 세대는 무엇이 변하고 있다고 말하면 될까? 60~70년대의 경제, 80~90년대의 민주주의. 그렇다면 2000~2010의 이 시대는... 글쎄. <개인화>라는 키워드는 어떨까 싶다.

졸려서 이만.. -_;;


by 찬별 | 2008/05/15 23:43 | 잡담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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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퍼렁어 at 2008/05/16 00:13
결국 행복함이라는 만족도는 채워질수 없다고 봅니다. 왜냐면 더많은 욕구가 생겨버리니까...
Commented at 2008/05/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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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허안 at 2008/05/16 20:56
물론 내가 중세시대에 태어나거나 자동차따위는 들어본적도 없는 원시부족에서 태어났다면 뭐가 뭔지 모르고 선택할 '정보의 기회'도 없었겠지만 그래도 역사이래 현재까지(미래는 모르니까^^)아무시대 아무장소에서나 태어날 권리가 있다면 여전히 지금이 좋을 것 같아. 설령 조선의 양반이나 로마의 명문귀족이나 오스만제국의 황족같은 것을 고를 수 있다고 해도 말이야. 또한 최소한 70년대 박정희 밑이나 80년대 전두환 밑에서는 전혀 다시 살고 싶지 않아. 설령 내가 박지만이나 전경환이라도 말이지. 물론 다시 한번 정보의 기회라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만 어떻게 내가 컴퓨터게임과 무협지와 판타지와 미드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을 포기하겠어? ^^
Commented by 찬별 at 2008/05/17 00:44
비공개/ 제 표현이 틀렸군요. <양극화> 라기보다는 <비정규직> 문제라고 표현해야 더 정확하겠습니다. 노동운동의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고...

허안/ 역사의식이나 세계관이란 대체로 개인의 취향에서 비롯되는 듯 해요. ;; -_
Commented at 2008/05/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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