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4월 24일
단상/ 한국 음식의 세계화
1. 호주/뉴질랜드에는 <세계화된 로컬 음식>이 얼추 다 모여있다.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서 일단 <세계화된 로컬음식>이라는 이상한 표현을 썼는데, 어느 외국인이 먹더라도 큰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도록 변형된 지역 음식 말이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 롤이라든지, 챠우챠우멘이나 스윗앤드사워포크라든지, 비프 빈달루 커리 라든지... 뭐 이런 것들... 그런데 이런 퓨전 음식들에 이름이 붙는 것을 보면 재미있다. 브랜드화되는 대표 국가가 있다는 뜻이다. 인도 음식이라고 판매되는 것에는 네팔/티벳/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 음식이 모두 포함된다. 태국 음식 점에서 크메르(캄보디아) 음식을 파는 경우도 흔하고, 터키나 모로코 식당에서는 중동권 음식을 포괄적으로 다 파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미지를 잘 포장한 나라(그리고 쪽수도 많아야 되고.. 경제력도 있으면 좋겠지만..)의 음식이 그 지역의 대표선수, 즉 국가 이미지화 되는 것 같다.
2. 1번과 연결해서.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의 경험상, <Korean/Japanese Food> 를 다루는 음식점은 십중팔구 주인이 한국인이다. 그런 식당 주인과 잠시 이야기했던 적도 있었는데, 한식만으로는 도저히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당에서 내놓는 음식은 주로 우동, 뎀뿌라, 김초밥, 돈까스, 장어덮밥 같은 일본식과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 제육덮밥, 육개장 같은 한식 들이다. 외국인들이 이 음식을 한식/일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누구한테 유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살짝 유감이다.
3. 세계적으로 한국 음식의 특성화를 위한 한국음식의 나아갈 길? 글쎄, 김치를 짜게 해야 한다, 싱겁게 해야 한다, 이런 것도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좀 포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중국음식과 일본음식 사이에서 우리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음식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꽤 오래 고민해봤는데 답이 없었다) 사실 이건 맛과는 조금 다른 문제다. 마케팅에 가까운 문제다.
출국하는 비행기에서 어느 외국인과 잠시 이야기하는 순간 전세계에 한국 음식을 쏠 수 있는 포쓰 넘치는 그림 하나가 생각났다. 반찬으로 밥상을 꽉 채운, 상다리 부러지는 전라도식 한정식이다. 물론 이게 쉽지 않다는 건 잘 아는데... 오륙년전 어느 신문에서 외국의 미식 평론가가 <한국 음식은 반찬이 너무 많아 메인의 맛이 죽는다. 그걸 고쳐야 세계화할 수 있다> 어쩌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사실 그 반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밥상 가득 때려놓는거다. 다 먹고 배터져 죽어보라고, 그냥 개똥이든 소똥이든 밥상을 꽉 채워놓으면, 밥상 받는 넘들이 얼마나 황당할까.
그 황당함이야말로 우리 음식이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문화적 충격 아닐까. 그러니까 양넘들이 날생선을 저며 먹는 일본넘들을 보고 얼마나 황당했을까. 생선 반쪽에 칼집을 넣어서 도로 수족관에 넣으면 헤엄쳐다니는 걸 보고 얼마나 골때렸을까. 그 골때림이 오늘의 중국/일본음식을 만든 건 아닐까.

순창에서 먹었던 인당 팔천원짜리 정식. 도대체 저 식당들은 뭘로 돈이 남는지도 모르겠고... 사실 저 정도 음식이 나와준다면 나는 남는 반찬을 몇 번 재활용하든 별로 불만 없다 ;; -_-
그리고, 여담으로, 그러니까 한국 음식에 메인이 어딨나. 밥이 메인이지. 나머지는 다 반찬인거다. --;;
반찬을 꽉 채워서 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재활용도 안 해야 하고, 떨어지는 반찬 그때그때 리필해줘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반면 대접도 못 받으니까 요리 지망생들도 다 유럽료리를 지망한다는 말은 몇 번 들었다만... 거기까지는 내가 고민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여행중 잡담이지만 음식이야기니 음식 밸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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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번과 연결해서.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의 경험상, <Korean/Japanese Food> 를 다루는 음식점은 십중팔구 주인이 한국인이다. 그런 식당 주인과 잠시 이야기했던 적도 있었는데, 한식만으로는 도저히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당에서 내놓는 음식은 주로 우동, 뎀뿌라, 김초밥, 돈까스, 장어덮밥 같은 일본식과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 제육덮밥, 육개장 같은 한식 들이다. 외국인들이 이 음식을 한식/일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누구한테 유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살짝 유감이다.
3. 세계적으로 한국 음식의 특성화를 위한 한국음식의 나아갈 길? 글쎄, 김치를 짜게 해야 한다, 싱겁게 해야 한다, 이런 것도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좀 포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중국음식과 일본음식 사이에서 우리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음식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꽤 오래 고민해봤는데 답이 없었다) 사실 이건 맛과는 조금 다른 문제다. 마케팅에 가까운 문제다.
출국하는 비행기에서 어느 외국인과 잠시 이야기하는 순간 전세계에 한국 음식을 쏠 수 있는 포쓰 넘치는 그림 하나가 생각났다. 반찬으로 밥상을 꽉 채운, 상다리 부러지는 전라도식 한정식이다. 물론 이게 쉽지 않다는 건 잘 아는데... 오륙년전 어느 신문에서 외국의 미식 평론가가 <한국 음식은 반찬이 너무 많아 메인의 맛이 죽는다. 그걸 고쳐야 세계화할 수 있다> 어쩌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사실 그 반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밥상 가득 때려놓는거다. 다 먹고 배터져 죽어보라고, 그냥 개똥이든 소똥이든 밥상을 꽉 채워놓으면, 밥상 받는 넘들이 얼마나 황당할까.
그 황당함이야말로 우리 음식이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문화적 충격 아닐까. 그러니까 양넘들이 날생선을 저며 먹는 일본넘들을 보고 얼마나 황당했을까. 생선 반쪽에 칼집을 넣어서 도로 수족관에 넣으면 헤엄쳐다니는 걸 보고 얼마나 골때렸을까. 그 골때림이 오늘의 중국/일본음식을 만든 건 아닐까.

순창에서 먹었던 인당 팔천원짜리 정식. 도대체 저 식당들은 뭘로 돈이 남는지도 모르겠고... 사실 저 정도 음식이 나와준다면 나는 남는 반찬을 몇 번 재활용하든 별로 불만 없다 ;; -_-
그리고, 여담으로, 그러니까 한국 음식에 메인이 어딨나. 밥이 메인이지. 나머지는 다 반찬인거다. --;;
반찬을 꽉 채워서 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재활용도 안 해야 하고, 떨어지는 반찬 그때그때 리필해줘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반면 대접도 못 받으니까 요리 지망생들도 다 유럽료리를 지망한다는 말은 몇 번 들었다만... 거기까지는 내가 고민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여행중 잡담이지만 음식이야기니 음식 밸리로...
# by | 2009/04/24 12:03 | 찬별의 려행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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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별님의 글, 단상/한국 음식의 세계화를 보니 예전에 썼던 전파와 변질.도 생각나고. 반찬이 많은 것이 한국 음식의 특징이라면 이것을 전파하는 건 참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살아본 외국이 독일, 중남미와 ... more
저런 밥상정도 되어야지 밥상좀 차렸다... 라고 느낌이 있는지라...^^;;
심지어 저희 어머니는 요즘의 한정식집(하나씩 음식 나오는 그런 집)은
정말 식당도 아니라고 하십니다...ㅠㅠ;;
근데 저런걸 수출할려면 일단 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밑반찬들을
어떻게 외국에서 만드느냐... 라는 문제가 1차적으로 발생해서...
저도 전라도 출신인지라...왠지 반찬몇개만 있으면 무지 휑해보인다능.
덧붙여, 앤님하고 말하다 나온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음식을 한상에 몽땅 차려내는것도 방법이겠지만, 불고기라던가, 비빔밥이라던가, 뭐 그와 같은 특정 메뉴를 메인으로 하고싶다면 외국 애들 먹는거에 맞춰서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같은 식으로 고급스럽게 포장해서 내어도 될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더랬지요.
개인적으로 용수산 이런데는 그다지 맛있는 줄 모르겠더군요.
인당 4만원에 마트 시식하는 느낌이라 해야하나..
눈꼽만큼 내놓는 잡채는 차갑게 식어있고 청포묵은 실낱같이 채쳐놓고 김치는 중국 김치맛..
세계화세계화 하면서 퓨전이나 프랑스식 심지어는 일본식으로 어레인지 하는데..
그거 세계화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천쌀밥'이 세계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ㅠ
한국식 정식이란 이런 것..이라는게 알려지는 그때 세계화는 저절로 이루어져있겠죠.
한식의 세계화에서 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한국적인 부분을 그대로 살리지 못하고 외국에 전파를 하는 것이죠
언급을 하신 전라도식 한정식의 특징이 상다리 휘어지는 음식인데 그것을 이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적인 한식을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할지 답답하죠
그렇다고 무조건 그들의 취향에만 맞게 접근을 한다면 기초적인 전통이 희미해질수 있으니...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 들인 중식이나 일식이 아쉽기 그지 없죠 (어느정도는 전통에 벗어났다고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틀은 한식에 비한다면 지켜진다고 생각 합니다 )
막말로 저는 전라도 한정식 밥상 한 상 가득은, (젓국 가득한 김치를 포함해서) 맛을 하나도 변형시키지 않더라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포장의 문제 같아요.
인도의 난은 그냥 손으로 주욱 찢어서 카레 찍어 먹으면 끝나요.
멕시코 타코는 그냥 한데 싸서 입 안에 우겨넣으면 끝나구요.
일본 음식 중에 가장 유명한건 스시나 국수 종류의 먹기 참 간단한 음식들이죠.
물론 중국 음식 역시 유명합니다만. 중국 음식이 서양인들의 일반적인 생활에 들어가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롤을 판매하는 가게는 쇼핑 몰 같은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중국 음식점은 차이나 타운을 가야 찾을 수 있죠.
된장찌개나 뭐 그런 것들이 나쁘지 않은 음식이긴 하지만.
쉽게 접하고 빨리 먹을 수 있는 일상적인 음식으로 서양인들에게 다가가긴 힘들죠.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외국에서 합성조미료로 맛 내는 음식점 주인들 때문이지만.
그 메뉴 중에선 파전이나 김치전도 있죠. 그걸 그냥...마트에서 파는거에요.
누구나 쉽게 사 가서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겁니다.
겨우 걸음마 하는 단계에서 푸짐한 한정식을 먼저 보급하길 원하는건 사치 같아요.
호주와 싱가폴. 뭔가 일반적인 여행코스는 아닌것같은데 훨씬 더 재밌을 것같습니다.^^
긴 여행은 여행이라기 보다는 생활이겠지요?
시퍼렁어/ 웅
제절초/ 당연하지요... 상다리가 부러지게... 라는 말이 한국어니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