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02일
찬별의 아주 특별한 여행기 2/71 : 시드니
<찬별의 아주 특별한 여행기>는, 내가 여행기를 기고했던 보물섬 투어 http://www.bomultour.com/tourinfo/writer_story_list.asp에서 붙인 제목. 정확히 전체 제목을 쓰라면 <여행을 즐길줄 아는 작가의 여행기>인데,
<아주 특별한 여행기>는 조금 구태의연하고 닭살 돋지만 나름대로 마음에 들고,
<여행을 즐길줄 아는 작가의 여행기>는 조금 더 마음에 든다.
첫 짤방은 호주 박물관에 전시된, 펭귄님하의 위기일발. 불쌍하면서도 웬지 웃음이;;;
요즘은 우리나라도 <박물관> 대신 <역사문화전시관> 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딱딱하지 않게 즐길거리를 많이 보여주더만은,

아무튼 시드니의 첫째날, 삼인실 도미토리에서 불편한 잠을 자고,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이상할 정도로 근처에 식당이 없어, 한참을 헤맸다. 어느 동남아 여인이 일하는 식당에서 빅 브렉퍼스트 1인분을 시켰다. 제법 푸짐한 아침이 나왔다. 차 한 잔을 시키고, 뜨거운 물을 더 청하는 궁상을 부렸다. 아마도 서버가 서양인이었다면 그 궁상이 불편했을 것이다. 이 백인의 땅, 같은 제삼세계 인종끼리 먹는 거 가지고 치사하게 굴지 맙시다, 라는 말도 할 필요가 없었다. 여자는 무뚝뚝했으나 뜨거운 물 한 잔에 눈치를 주지는 않았다.

숙소에 잠시 들어가서는. 더블룸으로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다. 값은 80AUD. 환율 1,000원을 계산하면 무려 팔만원이다. 그렇게 해서 들어간 방은? 우리나라의 모텔은 고사하고, 여인숙에도 미치지 못하는 방이다. 고시원보다 못하고 찜질방보다 못하다. 두텁고 끈적한 페인트가 칠해진 벽장 하나, 그리고 철봉으로 엮은 듯한 침대 하나. 그 방에다 팔만원을 내고 자려니 속이 쓰린다. 이후에도 겪은 바. 호주의 대도시의 백팩커스는 대개가 이런 식이다. 결코 정이 가지 않는 숙박이다.
아침 식사 후 박물관을 향했다. 국립 박물관이었던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만.
미국에서 원주민을 인디언, 또는 네이티브 어메리칸 이라고 부르듯,
호주에서는 애보리지니(aboriginie)라고 부른다.
이들은 생김새는 대략 인도네시아와 남태평양의 중간 쯤으로 느껴진다.
백인들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혔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미국에 비해서는 형편이 좀 낫다.
최소한 '몰살' 당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겪었던 것도 만만치는 않다.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에 잠시 묘사되기도 했지만,
백인들은 애보리지니를 차마 죽이지는 못했으나 그들을 완전히 없애고자 <가족 파괴 정책>을 썼다.
어린애들을 빼앗아 백인 가족에 강제로 입양시키는 류의 정책인데,
1969년까지 계속되었다.
호주 정부는 1980년대에야 그 정책이 잘못되었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애보리지니들에게 공개 사과를 했었다고 한다.
;;; 사과를 하는게 어디야.... 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과를 하다니,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양심 및 정직함으로 정책이 이루어졌다니, 참 신기하다. 그러니까, 정직한게 신기하다. -_-
그 이후의 아보리지니들은...
글쎄다. 뭐 호주의 아보리지니도, 뉴질랜드의 모아이도, 모두
<독립은 했으되 꼭 독립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 같은 삶을 사는 것 같다.
국가의 훌륭한 관광자원으로서, 또는 3D 업종의 하층민으로서.
이 사진은 오페라 하우스 인근에서,
뭘 한다고 해야 할까, 쑈일까, 구걸일까, 행위예술일까,
아무튼 그런 걸 하고 있는 애보리지니들.



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애보리지니 유물 중 눈에 띤 것은 이들의 교회였다.
기독교는 아주 빠르게 그리고 아주 강하게 그들의 신앙이 되었다.
외래 문명 때문에 고유의 생활을 잃게 된, 그러나 신의 이름으로 평안을 찾았을 그들에게,
저 십자가는 축배였을까, 독배였을까.

애보리지니 식의 성스러운 그림.
왼쪽 그림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삼위일체를 묘사한 그림이고
오른쪽 그림은 최후의 만찬. 그림 아래쪽의 U U U 들의 맨 오른쪽 귀퉁이에 혼자 거꾸로 엎어진 U 가 하나 있는데,
바로 예수님께 등을 돌린 가롯 유다 되시겠다.

박물관의 공룡 화석들은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박물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호주의 멸종위기 동물도, 아보리지니의 역사도 아닌,
해저 생물들의 사진이었다.

이것들은 도대체 다 어느 외계 생물들인지.... 길이가 50 센티미터가 넘게 커진다는데...

박물관 앞 전철역.

그나저나 하루 이야기하는데 대충 포스팅 두 번이 필요한건가;;;
그러면 앞으로 여행기로만 130회의 포스팅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OTL
# by | 2009/07/02 23:27 | 찬별의 려행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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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cm 물벼룩. 상상만해도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