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19일
#17. 뉴질랜드, 로토루아의 초식동물쑈
초식동물을 어루만지고 쓰다듬는 일은 다른 어떤 일들보다 훨씬 평화롭고 포근하다.
호주/뉴질랜드에 오면 당연히 가지각색의 초식동물을 만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배경으로는 어렸을 때 본 어느 사진 탓도 있다. 어린아이가 무슨 짐승 한 마리를 껴안고 뒹구는 사진이었는데.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짐승들이 날 만져주셈 하고 길거리에 나다니고 있지도 않거니와,
초식동물을 기르고 있는 숙소도 도시에는 거의 없었으며,
짐승을 만질 수 있는 투어 상품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아무튼 로토루아의 유명한 <아그로돔> 쑈를 보러 갔는데


이런 양들을 데리고 양털깎이 쑈를 한다.

양이라는 짐승은 너무도 순하고 착하지만,
평화로운 느낌이 들기보다는 화가 날 때가 더 많다.
왜 저렇게 순할까. 왜 저렇게 짓밟힐까. 왜 저렇게 두려워할까.
뭐 아무튼. 아그로돔쑈의 사회자는
- 어느 나라에서 오셨습니까. 나라 이름을 불러볼테니 손을 들어주세요. 영국!
- 여기있소!
- 미국!
- 여기요 워어
- 독일
- 여기있습니다
- 홀랜드
- 여기있습니다
- 한국
- (아줌마들,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지르며) 우와아아앙아아아앙아앙ㅇ앙앙앙ㅇㅇ앙
(외국인들 모두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 (자랑스러운건지 쪽팔리는건지 재밌는건지 헷갈리는 사이에) 대~항~민국!
- 짜작짝짝짝
그런 다음이 진짜
- 중국
- (열 명도 안되는 남녀가 일제히 괴성을 지르며) ㄴ마ㅓㅗ미눙히ㅏㄷㄱ허ㅐㅑㅡㅍ,ㅇ.름ㄴㅇ리ㅏㅁㅈ더,.ㅡㅍ.,ㅇ맂ㅂ더개ㅑㅈㄷ;ㅣㅁ나ㅓㄹ미나얾ㄴㅇㄹ
(외국인들 모두 실소를 터뜨린다)
아 짱깨들 진짜...
아무튼 갖가지 묘기와 함께 양을 가져노는 쑈가 대략 한 시간.
나랑 싸운다면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는 괴물같은 개.
실제 생김새가 늠름할 뿐만 아니라, 덩치가 최소한 왈양보다는 더 컸다.

양쑈를 마치고, 이번에는 농장 투어.
한국인 대상 투어차량이 따로 돌았지만, 패키지 투어를 나온 아줌마들과 함께 섞이기 싫어서 외국인들이 타는 차량을 탔다.
또치와 도우너가 함께 노는 듯한 약간 아슷흐랄한 초원.

농장에는 키위도 있는데.
흔히들 어른들이 키위를 보고 <참다래>라고 부르기도 하잖는가.
여행가서 알게 된 사실은, Kiwi Fruit은 원래 중국을 통해 뉴질랜드에 수입된 과일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참다래와 비슷하지만 다른 과일이 아니라, 애초부터 키위는 참다래였던 거시었다.
농장 가까이 가자, 먹이를 얻어먹으러 수십마리의 알파카가 달려왔다.

아아악 이뻐이뻐 너무이뻐 흑흑흑

이건 원래 무슨 짐승의 사진인건지 구분이 안 된다 -_-

에뮤. 동물원용이 아니고, 깃털/괴기 등의 용도로 키우는 가축이란다

이거 이름이 뭐더라. 까먹었는데. 암만 봐도 무슨 만화주인공같이 생겼다니까.

이건 무슨 괴기영화도 아니고;;

점심에는 쉐퍼드 파이라는 음식을 먹었는데
매쉬포테이토 아래에 괴기가 깔려있는 아주 맛있었던 음식

이거슨 양의 앞모습

이거슨 양의 뒷모습. 짜식, 동네 처녀들한테 인기 좀 있겠는데?

# by | 2009/07/19 16:18 | 찬별의 려행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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