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뉴질랜드, 퀸즈타운 (상)

세계에서 처음으로 번지점프를 만든 곳이며,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액티비티를 즐기는 곳. 조용하다못해 고요한 뉴질랜드에서 몇 안되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요란스럽게 노는 도시다. 시끄러운 바와 술집이 모여있고, 이십대 초반의 젊은 서양 아이들이 밤새도록 요란스럽게 떠들기도 하는 곳. 즉 나와 정서가 맞지 않는 곳이다. 물론 시끄러워봐야 뉴질랜드라서, 두세 블럭으로 이루어진 번화가만 벗어나면 다시금 조용해진다만. 시끄럽고 조용하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서의 문제가 아닐까.

그래서인지 퀸즈타운은 이상할 정도로 여행기가 써지지 않는다. 이 곳에서 한 일도 많고, 아름다운 것들도 많이 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인상이 남지 않는다. 한 가지 있다면 퀸즈타운 가득한 바위산들.




스무살 무렵에, 나도 존경하는 사람 하나 있어야 되지 않겠나,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고른 사람이 단재 신채호 선생이었다. ;;; 그러니까 일종의 허영심인 셈인데,

그와 비슷한 심리로 뉴질랜드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절경 하나를 머릿속에 담고 싶었다. 감동을 좀 받고 싶어서, 이 곳 퀸즈타운의 바위산이면 어떨까? 라고 생각을 했으나. 뭐 그럴 만큼 멋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

하루를 느리게 보낸 후, 시내버스를 타고 애로우타운을 갔다. 시내버스는 빙글뱅글봉글방글 돌아서, 자가용이라면 십분에 갈 거리를 약 사십분에 주파했다.

가는 길에 무지개 포착!


퀸즈타운 자체가 최초에 광산때문에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한 동네인데, 퀸즈타운 이전에 애로우타운이 있었다. 퀸즈타운 바로 곁에 있는, 광산 유적이 남아있는 관광도시...라고 불러도 되지만, 서울에 살던 사람으로서 이만한 걸 도시라고 부르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 골목이 애로우타운의 메인 스트리트다.


아주 흥미로웠던 것이, 애로우타운의 중국인 광부 이민들에 얽힌 이야기였다. 19세기 후반, 광동성 인근에서 금을 캐러 이곳까지 오게 된 농부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적혀있었다. 중국인들은 이미 19세기부터 세계 사방팔방으로 이민을 떠났다는 역사가 참 신기하다. (미국의 대륙횡단 철도도 사실 중국인들이 몸으로 떼워가며 만든 것 아니던가.)


애로우타운 개발의 역사도 재미있는 것이, 사실은 훨씬 이전에 강에서 사금을 발견했으나, 처음 발견한 사람은 그 사금을 도로 파묻어버렸다고 한다. 금이 발견된 이후에 도시가 바뀌는 것이 싫었다는 것인데. 물욕을 초월한 애향심이라는게 그런 것일까. 이야기책속에서나 보던 것 말이다.


오전나절을 보낸 후 점심 식사로는 특제 피쉬앤칩스와 씨푸드 차우더. 피쉬앤칩스는 영국음식, 씨푸드차우더는 미국음식. 저 피쉬앤칩스 쎄트는 거의 $15에 가까운 가격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일식 도시락과 비슷한, 그러나 그보다 맛없는;;;; 반면 씨푸드차우더는 아주 맛이 좋았다능.
 


처음 사금이 발견되었다는 강


▼ 물속에 머리를 쳐박고 사금을 찾고 있는 견공



▼ 사금을 찾은 뒤 기뻐서 물 위를 달려가는 견공


▼ 사금을 찾고서 기뻐하고 있는 왈왈



조금 일찍 돌아와서 숙소에 들어와 앉았다. 여행 도중 낮술을 한 번도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행을 하면서 낮술을 마셔야 할 이유는 없지만, 여행을 하면서 낮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종종 마시던 것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아쉬워, 맥주 식스팩을 사들고 숙소 뒷편의 넓은 잔디밭에 앉아 홀짝홀짝 술을 마셨다.




by 찬별 | 2009/08/06 23:54 | 찬별의 려행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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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8/07 00:2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찬별 at 2009/08/07 19:46
오옷 삼년만의 귀국이라... 세상 바뀐 모습이 기대되시겠군요;;;
한국에서도 구경 잘 하시고, 번개 치시면 저도 좀 굽신굽신
하지만 4개월 정도로 근질근질하다시면 놀리는 거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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