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16일
#27, 뉴질랜드, 밀포드 사운드
어느 선배는 평생의 소원이 뉴질랜드의 밀포드 사운드 트랙킹을 가는 것이라고 했다. 밀포드가 어딘지도 모르고 사운드가 뭔지도 몰랐으나, 예약이 밀려서 육개월 전에 신청해야 한다거나, 삼박 사일간의 트렉킹 비용이 일천 불 이상 든다는 말도 들었다. 육개월은 과장이지만, 실제로 한두 달 전에는 신청을 해야 하는 것 같았다. 일정상, 그리고 비용상 도저히 무리라고 판단되었다. 결국 당일치기 버스+크루즈 투어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여행자의 거점인 퀸즈타운에서 움직이는 당일치기 투어도 있지만, 하루 종일 버스를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나는 밀포드 사운드를 조금 더 즐기기 위해, 퀸즈타운과 밀포드 사운드의 중간쯤에 위치한 도시인 티아나우로 들어갔다.
투어는 티아나우에서 버스로 출발해서 크루즈로 갈아타고 두어시간을 돌아다닌 후 다시 버스로 돌아오는 프로그램이었다. 투어 프로그램을 따라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딜 가나 숙소와 교통편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이 곳에는 어쩔 수 없이 패키지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게다가 운전도 못 하는 사람은 더더욱.)
티아나우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를 향하는 길. 창밖에 아주 희안하게 생긴 구름이 보였다.

미러레이크. 사실 뉴질랜드에서 이 정도 호수는 한두 번이 아니라서 별다른 감흥은 없었으나(오히려 레이크 푸카키 등을 본 이후라서 물이 더럽게 느껴졌다) 표지판 만큼은 센스가 있었다.


또 어딘가에서의 포토스톱. 산 정상에 올라앉은 눈처럼 보이는 것은 눈이 아니고 빙하다. 눈과 빙하는 물론 다르다. 만년설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강한 압력에 짓눌려져 투명한 빛깔을 띄게 된 것을 빙하...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략 두세시간 가량을 버스를 타고 계속 이동했다.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다)
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창밖을 바라보며 계속 카메라 셔터만 눌러댔다. 뉴질랜드의 남섬은 북섬에 비해 산이 높고 험하다. 북섬이 우리나라의 전라도나 충청남도 느낌이라면, 남섬은 강원도 느낌이다.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은 한결같이 장관이다. 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대개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도시락 한 통 씩을 손에 받아들고 배에 올라탔다.


밀포드 사운드에서 <Sound>란 것이 네이버 영한사전에는 <해협>정도로 번역되어있다. 현지에서 읽었던 기억으로는 해협 중에도 아주 울퉁불퉁한 해안선을 주로 일컫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밀포드 사운드가 아닌 밀포드 '피오르드'라고 불러야 더 정확하다는 말도 본 것 같다.바다 사이사이로 장대한 바위산이 우뚝우뚝 서있는 곳. 그곳이 바로 밀포드 사운드다.


아주 미치도록 기가 막힐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밀포드 사운드는 그럭저럭 아름답다는 정도였다. 뉴질랜드의 자연에 많이 익숙해져 있어서, 웬만한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작은 배인데다가 험한 바다를 건너느라 배가 제법 흔들렸다. 왈모양이 심하게 멀미를 시작했다. 배에 탄 약 이백여 명의 동서양인 가운데 유일하게 멀미를 했다 -_-; 그러자 사방팔방에서 외국애들이 몰려와서, 멀미하는 동양여자애를 구경 했다 -_-;;; 양뇬 하나는 멀미에 특효라면서 가르쳐주는 비법이, 창밖의 한 지점을 계속 바라보라는 것이었다. 눈만 뜨고 있어도 오바헤트를 하려는데 창밖은 무슨 창밖 -_-; 여행 가실 분이라면, 그리고 평소 멀미를 조금 하는 분이라면, 멀미약을 챙겨두는게 좋겠다.
이 곳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풍경이라면 거꾸로 쏟아지는 폭포 되시겠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다가 강풍에 휘말려 물이 사방으로 흩어지는데, 때로는 물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기도 한다.


여행에는 부시 대통령이 동참하였다... 가 아니고, 운전수 아저씨가 부시와 꼭 닮았다. -_-

두 시간 가량 배를 타고 (멀미로 죽어가는 왈양 때문에, 빨리 크루즈가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다-_)
다시 왔던 길을 버스로 되짚어 돌아가서 티아나우에는 저녁 무렵 도착했다.
무려 18.5 달러의 비프슈니츨(역시 한 접시를 시켜 둘이 나눠먹다)과 생맥주 한 잔으로 저녁을 먹다.

# by | 2009/08/16 23:34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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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가 아니라 꼭 물보라같네요.
여행기간 두분 식비는 정말 적게 들었을 것같네요.
저희 부부는 여행경비 상당부분은 식비거든요. ^^;
벌써부터 한국에서 갈 식당 리스트를 뽑고 있습니다. ㅋ
우리도 곧 그쪽으로 랜트카빌려서 캠핑장 찾아다니면서 돌아다닐려고 하는디...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후속판 계속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