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13일
초밥과 식혜는 같은 음식?
흔히 (단술 비슷한) 식혜와 (가자미 등의) 식해를 헷갈리는데, 사실은 두 음식의 기원이 같다. 덧붙여 일본식 초밥 또한 한 뿌리다. 초밥과 식혜가 기원이 같다고 말하면 조금 우습게 들리기는 하지만.
이 음식들이 처음 탄생하게 된 이유는 식품의 보존 때문이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음식의 보관이 크나큰 숙제였다. 무슨 음식이든 오래 두면 썩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음식이 썩지 않게 하기 위하여 염장, 설탕조림, 기름조림, 훈제 같은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다. 한편으로는 음식을 조금 색다르게 썩히는 방법을 발명했다. 사람에게 탈이 나는 미생물이 증식되면 그 음식은 썩은 것이다. 사람이 먹어도 무탈한 미생물이 증식되면 그것이 바로 발효다.
세계 각국에는 어떤 식으로든 발효 음식이 존재하는데, 유럽이나 인도 등지에는 주로 요거트, 치즈 등이 있고, 포도나 사과 등을 발효시킨 술이 있다. 동아시아 쪽은 그보다 훨씬 더 발효음식이 발달했다. 아시아 전역에서 즐겨먹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는 생선젓갈과 간장이 있다. 만주와 화북, 한국, 일본 등지로는 간장의 사촌형님인 된장이 있고, 한국에는 우리가 자랑하는 김치가 있다.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 발효식품에 공통된 특징 한 가지라면, 발효 재료로 곡식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쌀, 조, 밀 등이 다른 재료를 발효시키는 재료가 된다. 예를 들어 된장/간장은 콩으로 만들었지만, 메주를 띄울 때 넣는 누룩은 밀로 만들었다.
곡식을 이용해서 다른 재료를 발효시키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해[食醢]다. 함경도 지방에서 흔히 먹는 식해는 가자미 식해 등이다. 가자미의 뱃속에 조밥을 채워넣으면, 조밥이 삭으면서 생선이 함께 삭고, 사람이 먹어도 괜찮은 미생물이 증식된다. 즉 발효된다. 생선을 오래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가자미 식해는 음식문화의 아주 초창기부터 존재했던 음식이다. <해>라는 글자는 꽤 오래된 중국 문헌에서부터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 일본에서는 나레즈시가 되었다. 일본의 나레즈시는 나도 안 먹어봤지만, 대충 생선에 밥알 넣고 삭힌, 요즘에는 별로 먹지 않는 음식이라고 한다.
한국의 생선 식해에는 고춧가루와 무우 같은 다른 재료도 들어간다. 여기서 생선을 빼고 밥알과 고춧가루, 무우만 삭히면 안동식 식혜가 되고, 고춧가루와 무우까지 빼고 감미료를 더하면 식혜가 된다. 식해와 식혜[食醯]는 한문이 다른데, 옛 문헌에서 두 글자의 뜻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일본의 나레즈시는 조금 다르게 바뀌었다. 삭힌 밥을 버리고 생선만 먹던 식해는, 차츰 새 밥과 새 생선을 얹어 먹는 형태로 바뀌었다. 삭은 맛을 내려고 식초 같은 것이 가미되었기는 하겠지만... 결국 초밥과 식혜는, 밥으로 삭힌 생선에서 재료가 가감된 셈이다. 생선 식해가 다양한 다른 음식으로 진화해나간 것은 당대의 경제 발전과 큰 관계가 있을 것이다. 가령 나레즈시가 요즘의 초밥과 비슷한 찌라시즈시나 니기리즈시로 발전한 것은 에도시대의 날품팔이용 패스트푸드가 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다.
한편 곡식으로 생선을 삭히는 방법은 동남아시아에도 다양하게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태국에는 쁘라하, 인도네시아(보르네오)에는 쟈루구, 태국에는 도스도라는 곡식으로 삭힌 생선 음식이 있다고 한다... 라고 하는데, 외국 인터넷에서 한참 찾아봐도 비슷한 음식이 나오질 않는다. 누군가의 글이 별 확인없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느낌이다. 다만 동남아시아에도 곡식으로 삭힌 생선류는 많이 있을 것 같다. 아래 사진은 라오스 북부 산간지대에서 먹어본 <죽순피클>이다. 쌀밥으로 죽순을 삭힌 뒤 찌고 말리기를 반복해서 시큼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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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들이 처음 탄생하게 된 이유는 식품의 보존 때문이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음식의 보관이 크나큰 숙제였다. 무슨 음식이든 오래 두면 썩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음식이 썩지 않게 하기 위하여 염장, 설탕조림, 기름조림, 훈제 같은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다. 한편으로는 음식을 조금 색다르게 썩히는 방법을 발명했다. 사람에게 탈이 나는 미생물이 증식되면 그 음식은 썩은 것이다. 사람이 먹어도 무탈한 미생물이 증식되면 그것이 바로 발효다.
세계 각국에는 어떤 식으로든 발효 음식이 존재하는데, 유럽이나 인도 등지에는 주로 요거트, 치즈 등이 있고, 포도나 사과 등을 발효시킨 술이 있다. 동아시아 쪽은 그보다 훨씬 더 발효음식이 발달했다. 아시아 전역에서 즐겨먹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는 생선젓갈과 간장이 있다. 만주와 화북, 한국, 일본 등지로는 간장의 사촌형님인 된장이 있고, 한국에는 우리가 자랑하는 김치가 있다.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 발효식품에 공통된 특징 한 가지라면, 발효 재료로 곡식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쌀, 조, 밀 등이 다른 재료를 발효시키는 재료가 된다. 예를 들어 된장/간장은 콩으로 만들었지만, 메주를 띄울 때 넣는 누룩은 밀로 만들었다.
곡식을 이용해서 다른 재료를 발효시키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해[食醢]다. 함경도 지방에서 흔히 먹는 식해는 가자미 식해 등이다. 가자미의 뱃속에 조밥을 채워넣으면, 조밥이 삭으면서 생선이 함께 삭고, 사람이 먹어도 괜찮은 미생물이 증식된다. 즉 발효된다. 생선을 오래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가자미 식해는 음식문화의 아주 초창기부터 존재했던 음식이다. <해>라는 글자는 꽤 오래된 중국 문헌에서부터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 일본에서는 나레즈시가 되었다. 일본의 나레즈시는 나도 안 먹어봤지만, 대충 생선에 밥알 넣고 삭힌, 요즘에는 별로 먹지 않는 음식이라고 한다.
한국의 생선 식해에는 고춧가루와 무우 같은 다른 재료도 들어간다. 여기서 생선을 빼고 밥알과 고춧가루, 무우만 삭히면 안동식 식혜가 되고, 고춧가루와 무우까지 빼고 감미료를 더하면 식혜가 된다. 식해와 식혜[食醯]는 한문이 다른데, 옛 문헌에서 두 글자의 뜻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일본의 나레즈시는 조금 다르게 바뀌었다. 삭힌 밥을 버리고 생선만 먹던 식해는, 차츰 새 밥과 새 생선을 얹어 먹는 형태로 바뀌었다. 삭은 맛을 내려고 식초 같은 것이 가미되었기는 하겠지만... 결국 초밥과 식혜는, 밥으로 삭힌 생선에서 재료가 가감된 셈이다. 생선 식해가 다양한 다른 음식으로 진화해나간 것은 당대의 경제 발전과 큰 관계가 있을 것이다. 가령 나레즈시가 요즘의 초밥과 비슷한 찌라시즈시나 니기리즈시로 발전한 것은 에도시대의 날품팔이용 패스트푸드가 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다.
한편 곡식으로 생선을 삭히는 방법은 동남아시아에도 다양하게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태국에는 쁘라하, 인도네시아(보르네오)에는 쟈루구, 태국에는 도스도라는 곡식으로 삭힌 생선 음식이 있다고 한다... 라고 하는데, 외국 인터넷에서 한참 찾아봐도 비슷한 음식이 나오질 않는다. 누군가의 글이 별 확인없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느낌이다. 다만 동남아시아에도 곡식으로 삭힌 생선류는 많이 있을 것 같다. 아래 사진은 라오스 북부 산간지대에서 먹어본 <죽순피클>이다. 쌀밥으로 죽순을 삭힌 뒤 찌고 말리기를 반복해서 시큼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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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9/13 22:20 | 세계음식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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