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을 위한 발효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고전적인 음식의 보관 방법은 건조, 염장, 그리고 발효다. 이 중 건조와 염장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발효 또한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방법인가? 그렇다. 세계인들은 어떤 형태로든 나름대로의 발효 음식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손쉬운 것이 생선의 발효와 콩의 발효다. 콩을 발효해서 콩장, 간장, 된장, 나또, 취두부, 빼뽀, 뗌뻬, 뭐 이런 걸 만드는 이야기는 이전에 한 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생선의 발효 또한 이야기는 한 것 같은데. 동남아시아로부터 동북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생선, 새우, 굴 등의 어패류를 발효시키는 것은 아주 흔한 음식이다. 어패류의 발효를 이용해 채소를 발효시키는 음식 또한 간혹 보이는데, 그 중 가장 복잡한(즉 진보한) 형태의 음식 중 하나가 김치다. 다만 일제시대까지도 반가의 김치에는 닭고기/꿩고기/돼지고기 등을 넣는 조리법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내륙에서는 생선 젓갈을 이용한 발효보다도 육고기를 이용한 발효가 더 쉬웠을 수도 있겠다. 구하기 쉬운 재료니까 말이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육류의 발효는 존재한다. 가장 성공한 발효음식은 요거트와 치즈다. 요거트/치즈를 먹는 문화권은 대개 생선/콩 발효음식을 먹지 않는다. 정확하게 나뉜다고 해도 어폐가 없을 정도인데, 아시아에서 남쪽으로는 대략 방글라데시 정도가 경계선이 되고, 북쪽으로는 몽골 정도가 경계선이 되는 것 같다. 이 경계선은, 전통사회의 서민이 무엇으로부터 단백질을 섭취하는가? 에 대한 경계선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세상 구석구석에는 우리가 그다지 생각하지 못했던 음식을 발효해서 먹기도 하는데, 가장 재밌는 것은 아이슬랜드의 발효시킨 상어고기와, 알래스카 인근의 발효시킨 바다코끼리고기다. 발효시킨 상어고기는 홍어를 삭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서, 먹어본 사람에 의하면 그 맛도 홍어와 거의 흡사한 듯 하다. 바다코끼리고기는... 글쎄다. 무슨 맛일지는 모르겠는데,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맛이기도 하다.

by 찬별 | 2009/10/11 15:08 | 세계음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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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0/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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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찬별 at 2009/10/11 19:14
surstromming 이라는 이름이군요. 역시 님하 덕택에 제가 포스팅한 것 이상의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10/11 17:41
바다코끼리 고기라.. 생각지도 못한 음식이군요
Commented at 2009/10/11 19: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늄늄시아 at 2009/10/11 19:26
과거에는 김치에 돼지고기 넣었다는거 알고 식겁했던 기억이 나네요...
Commented by 찬별 at 2009/10/12 22:24
저도 깜딱 놀랐었죠..
Commented by 아케르나르 at 2009/10/12 12:00
전 어릴 때 가자미식해에 관한 이야기를 백과사전에서 처음 보고 황당했던 기억이 있네요. 최근에 인터넷에서 알게 된 것인데, 원래 식해와 식혜는 하나였다구 하더라구요...
Commented by 찬별 at 2009/10/12 22:24
그 인터넷이 혹시 제 블로그는 아니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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