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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꼬리 + 한국음식 썰썰썰



흔히 귀하고 특이한 음식을 일컫는 옛말은 <웅장타봉>, 곰발바닥과 낙타의 혹이다. 이외에 중국인들이 흔히 "진미"라고 말하는 재료들을 보자면 용간(뱀의 간;;;), 녹미(사슴꼬리), 연와(제비집), 샥스핀, 후두(원숭이골), 상비(코끼리코) ... 등등이 있겠는데, 맛있다기보다는 귀하다고 불러야 할 음식들이다. 

중국인들은 실제로 저 음식들 중 상당수를 먹는다. 코끼리코 같은 건 잘 모르겠다만, 나머지는 대부분 실제로 먹을텐데, 이 중 우리나라의 문헌에서도 사슴꼬리는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연산군이 이 사슴꼬리를 좋아했던 모양이다. 

연산군 3년 정사(1497,홍치 10), 7월28일 (정묘)
각도 감사에게 유시하여 식물(食物)을 치료할 수 있는 녹미설(鹿尾舌)을 계속 봉진(封進)하게 하였다.

맛이 있으니 계속 올리라고 각 도 감사들을 쪼다 못해서 

연산군 10년 갑자(1504,홍치 17),  10월15일 (임신)
전교하기를,
“무릇 진공(進供)하는 물건은 그 즉시 봉진(封進)하여 부패하지 않도록 하고, 녹미(鹿尾)는 모름지기 꼬리가 있는 것으로 봉진하도록 하라. 관찰사도 부엌 반찬의 좋고 나쁨을 보아 포폄(褒貶)을 하는데, 하물며 진공하는 물건이겠는가. 이 뒤로는 사옹원에서 그 맛과 색을 고찰하여, 그 나쁜 것은 아뢰어 국문하도록 하고, 이조에서는 장부에 기록하여 6개월 안에 세 차례 국문 당하는 자가 있으면, 비록 관찰사가 전최(殿最)에 상등으로 하였더라도 파면토록 하라.”
하였다.

맛 없는 물건 올리는 관찰사 넘들은 파직이라는 어머머한 지시도 내린다. 녹미에 꼬리가 있는 것으로 하라는 말은 의미가 불명확한데, 엉덩이살만 있고 꼬리살이 없으면 안된다는 의미 정도로 이해해본다. ( 鹿尾須擇有尾者封進)

사슴꼬리를 즐겨먹은 임금은 연산군 뿐은 아니었다. 연산의 뒤를 이은 여러 임금들에 있어서도 녹미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주로 각 지방에 할당은 떨어져있는데 실제로 그 지방에 사슴이 그리 많이 나지 않으니, 진상하는 양을 줄여야 한다거나 하는 류의 기사다. 뒤집어서 이야기하자면 그만큼 많은 양의 사슴꼬리를 거두어들였음으로 넘겨짐작해본다.


병오년(명종1년) 9월 3일의 시정기에 쓰기를, 주상께서 사슴고기를 좋아하시고 사슴 꼬리를 더욱 즐겨 드신다. 외방에서 진상할 때에 산 사슴을 구하지 못하여 혹 산 노루를 대신 올린 자가 있었는데, 상이 근시에게 이르기를 "산 노루 열 마리가 어찌 산 사슴 한 마리를 당할 수 있겠는가" 했다. 

노루 열 마리 줘도 싫음. 난 사슴 꼬리가 좋단 말야. 


영조의 경우에는 
재위 40년, 재위 45년, 재위48년, 재위 51년 등 네 번에 걸쳐서 <내가 사슴꼬리를 좋아하지만 백성들에게 폐가 되므로, 앞으로는 사슴 꼬리를 진상하지 못하도록 하라> 라고 말하고 있다. 반년쯤 안 먹다보면 다시 먹고 싶어서 또 주문하기를 반복하는 패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작심삼일... 


그런데 도대체 이 사슴꼬리라는 음식이 어떤 맛인지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꼬리중에 소꼬리 계통처럼 근육과 뼈가 튼튼한 꼬리가 있는가하면 돼지꼬리나 양꼬리는 지방과 껍질 덩어리인데... 사슴꼬리는 아주 잘록하기 때문에 지방쪽이 강하지 않을까 싶지만 짐작일 뿐이다. 

 현대에는 약재로나 사용하고, 고기맛을 즐기는 경우는 그다지 없는 듯 하다. (무슨 농장에서 최근 다시 꼬리고기를 미식가들에게 판매한다는데...) 그보다는 주로 약재로서 사용되고 있는 모양. 건국대에서 연구한 무슨 논문에 이런 귀절이 있다 (출처 : http://www.koreadeer.or.kr/board1/zboard.php?id=free1&page=4&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name&desc=desc&no=165)


1등급 : 건조가 잘되고, 가죽은 부드럽고, 색은 흑색이면서 광택을 내고, 비대한 고기와 근부에 뼈가 없고, 배부에 추구가 있으며, 썩는 냄사가 없는 것, 공심이 없는 것, 숙피가 없는 것, 잔육이 없는 것, 벌레가 없는 것, 잔파가 없는 것, 모근이 없는 것이어야 한다. 중량은 125∼110g이 되어야 한다. 
2등급 : 건조가 잘 되고, 피의 색은 흑색, 골근이 작고, 배에 추구가 있으며, 썩는 냄새가 없고, 공심, 수피, 잔육 및 좀벌레 등이 없어야 한다. 중량은 50∼100g이다. 
3등급 : 건조가 잘 되고, 흑색이며 좀 여위고, 썩는냄새, 공심 및 좀벌레가 없어야 한다. 중량은 40∼80g이다. 
등외품 : 녹미색은 흑색이고, 썩는 냄새가 없고, 좀벌레가 없으며, 공심이 없고, 중량이 25∼35g인 것은 등외품으로 처리한다. 
꽃사슴은 등급을 나누지 않으나 색은 흑색이고 광량하며 썩는 냄새가 없으며 좀벌레가 없고 녹미 근부에 털이 없고 길고 둥글며 포만하고 꼬리에 고기가 많은 것이 좋은 상품이다. 

약용 사슴꼬리는 이렇게 생겼나본데... 






덧글

  • 미안하다사망한다 2011/03/27 12:30 # 답글

    처음에 사슴 꼬리라하여 '그게 먹을 것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슴 꼬리는 짧습니다.

    한마리 잡아봐야 얼마 안되는 것이니, 이걸 진상하려면 사슴 꽤나 죽어났겠네요.


    고양이 이마가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
  • 찬별 2011/03/27 16:10 #

    말씀대로 하나 먹으려면 사슴 한 마리를 잡아야 했죠. 서민 생활에 무리를 줄 만큼의 공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 차원야옹자 2011/03/27 14:24 # 답글

    중량이 너무 작군요...저걸 연산군이 먹고 즐길만큼 구하려고 하면...ㄷㄷㄷ
  • 찬별 2011/03/27 16:10 #

    아래 기사는 말린 후의 중량이니까... 그보다는 좀 크겠죠;
  • Ciel 2011/03/27 15:36 # 답글

    낙타의 뿔은 낙타 등의 혹을 말하는 건가요. 베어그릴스가 먹고 밷은 유일한게 혹의 지방이라던데..
  • 찬별 2011/03/27 16:11 #

    그런 것 같은데요? 중국에서 낙타발은 많이 먹는다고 하더라만은... 아무튼 베어그릴스는 또 누구인가요?
  • 언에일리언 2011/03/27 19:38 # 답글

    베어 그릴스는 디스커버리 채널의 인간과 자연의 대결이란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입니다. 전직 SAS출신의 탐험가인데 생존을 위해 코끼리똥을 짜서 수분을 섭취하고 곱등이같은 벌레를 먹는 등등 살기위해 별별거를 먹는걸로 유명해졌지요.
  • 찬별 2011/03/28 07:01 #

    아, 저도 자기 오줌을 받아마시는 모습을 봤던 것 같군요.
  • ddddd 2011/04/06 20:26 # 삭제 답글


    "수랏상이 들기에 촛나 무거우니 상을 두개로 해서 나누어 드는 것이 바람직 하는 것 같사옵니다."

    라고 말하는 유자광(!)에게

    "니는 임금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가 보네?"

    라고 쏘아붙인 일화도 그렇고...


    "나가 검은 엿을 먹어보았는데 아주 그냥 으앙 죽음이었어. 니? 중국 가지? 그럼 가서 겸사겸사 만드는 법 좀 잘 배워와봐. 아, 그리고 이 조선땅에서 나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지도 체크해보고. 옥헤이?"

    라고 말한 연산군...

    가히 식탐왕이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ㄷㄷㄷㄷ
  • 찬별 2011/04/06 20:47 #

    첫번째 사례는 최근 읽은 책 <왕의 밥상>에서 재밌게 봤는데,
    12첩 반상이 아니라 84첩 반상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뒷 이야기는 잘 모르겠는데 역시 재미있네요 ㅎㅎㅎ
  • 2018/06/29 13:4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찬별 2018/07/01 15:49 #

    그 이미지는 저도 인터넷 대강 검색한 것이라서 사실 여부를 확인드리기 어렵습니다. 방송인의 자존심(...-_-)을 걸고 다른 정확한 이미지를 잘 찾아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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