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만담 - 1





어린 시절에도 키보드를 눌러본 적은 있었다. 사촌형네 집에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가 있었다. 애플2+였을거다. 울티마 같은 게임을 하다가, 영어를 읽지 못해 난감해하던 기억이 난다. 그 이전의 금성컴퓨터도 있었던 것 같다. 패미콤 FC80 이었던가 100 이었던가 150이었던가. 젠장 그렇게 오래된 기계가 뭐였는지 정확히 어떻게 기억하나;;; 암튼 구글에서 이미지 몇 개 검색해서 올려본다 



아 젠장 이것은 FC150. 그러니까 언어팩을 바꿔꽂아가면서 사용할 수 있었던 기계인데... 
다 그게 그거인 베이직 언어에서 왜 팩까지 바꿔가면서 사용해야 했었을까 -_- 



이런 사진도 있네요. 이 블로그에 들어가보시면 여러 사진들이 있습니다... http://sinfox04.egloos.com/5378337
 

검색어로 FC100 이라고 쳐봐도 신기한 기계 사진 많이 나오네요. 
아 정말 하도 오랜만에 옛날 컴터 사진 보려니까 눙물이 앞을 가리려는데... 


그러니까 뭔지도 모를 컴퓨터에서 키보드를 눌러봤던 이유는 물어보나마나 게임이었다. 
위의 사진들을 봐도 알 수 있지만, 당시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컴퓨터들은 대부분 커서키가 노골적으로 따로 있었다. 
애플 계열은 커서키가 없어, 게임하기 불편해서 싫었던 기억도 난다 ;;; -_-


키보드를 게임 컨트롤러가 아닌 문자열 입력수단으로 처음 눌러본 것은 궁민학교 3학년이나 4학년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보다 한두 해 앞이었을게다. 당시 궁민학교 선생님이던 어머니가 휴일근무를 하시던 날에 근무하시는 학교에 갔다가, [컴퓨터실] 이라는 곳을 들어가서, 십여대나 늘어선 컴퓨터를 처음으로 마주했다. 기종은 기억한다. SPC-1000 이었다. 아, 방계인 SPC-1000A 였을 수도 있고, SPC-1100 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겼다. (물론 왼쪽에 플로피 디스크 같은 건 판매용 디스플레이다. SPC1000 에서 플로피 쓰는 넘은 한 넘도 못 봤다)



그리고 그 중 하나에 다가가서, 떨리는 손가락으로 [A] 를 눌렀다. 손가락이 키보드를 누르던 그 순간 그 키감은 나의 첫경험이었고 마치 여인의 뎓꼭지를 처음으로 누르는 춍각처럼 두근두근거렸는데... 녹색 바탕에 흰 색 글자가 보이던 당시의 그린 모니터에 나온 글자는 놀랍게도... [A]가 아니고 [a] 였던 것이다. 

[A] 를 눌렀는데 [a]가 나오다니. 

나는 놀라서 울부짖...지는 않고 아무튼 단말마의 소리를 질렀다. 비싼 기계를 내가 손대서 고장냈다는 놀라움이었다. 엄마 나 바지에 똥쌌어요와 비슷한 톤으로, 내가 컴퓨터 고장냈어요 같은 소리를 질렀다. 당시 궁민학교 4학년은 영어 대문자 알파벳만 다 알아도 나름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던 시절이었지만... 아무튼 어머니와 선생님과 기타 등등이 몰려들어서 내가 컴퓨터를 고장낸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해줬었다. 

이후 두 해 동안은 컴퓨터를 만지지 못했다. 뭐 특별히 트라우마 같은 게 있던 건 아니었고, 당시 컴퓨터는 명백하게 사치품이었다. 정부기관에서는 아동용 컴퓨터 보급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컴퓨터는 비싼 기계였다. 내가 값도 기억한다. 몇년 후 가격이기는 하지만 MSX2인 아이큐2000은 34만 5천원이었고 모노크롬 모니터 대충 87,000원, 테이프레코더 29,500원.... 아 웬지 막 찍었는데 대충 맞을 것 같아서 불안하다;;; 당시 이 물건들의 가격이 어떤 수준이었냐하면 


88년의 군필자 준기사 월급이 30만원이네. 아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는 이 기계 가격이 조금 쌌구나. 대충 요즘 물가로는 150만원 정도로 잡으면 큰 무리 없을 것 같다. 요즘 성능좋은 노트북 가격이네... 

암튼 무슨 이야기 하려고 이 시리즈를 쓰는지조차 가물가물;;; 하다가 다시 돌이키건데 키보드 취미를 일단락하고 정상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시작하는 글입니다... 그런데 과연 지금 글이 나오는 꼬라지를 보니 착륙 지점이 어느 안드로메다일지는 잘 모르겠다능..... -_- 







by 찬별 | 2015/01/19 22:45 | + 다른 모든 것들의 역사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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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드림노트2☆ at 2015/01/20 19:54

제목 : 옛날 컴퓨터 (2)
삼성 SPC-1000 국내파 8비트 개인용 컴퓨터의 상징 같았던 존재. 카세트를 내장한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기종으로 몇 차례의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8비트 시절의 끝무렵까지 분투했었다. 금성 FC-100 당대에는 SPC-1000의 라이벌 기종이었으나 주변기기나 소프트 공급 면에서 한 수 아래였던 탓인지 수명이 좀 짧았다. 대신 SPC-1000보다 다루기 편한 점이 있었기에 컴퓨터 교육용으로 널리 쓰였다. ......more

Commented by 오오 at 2015/01/20 05:13
할아버지께 감사드리는게 저걸(SPC-1000) 저때 사주셨죠. 딱 보니 이게 미래다! 이런 뭔가 감이 오셨다고
Commented by 찬별 at 2015/01/20 22:10
할아버님 혜안이 대단하시네요.
Commented by Rudvica at 2015/01/20 11:24
a 키를 누르고 A 가 아닌 a 가 출력되었다는 이유로 엉덩이 맞은 사람도 여기 있습니다...-_-
Caps Lock 키 설명인데 강의를 하려면 좀 들리게 하시던지 했어야 말이죠...
암튼 Caps Lock 키 안누르고 타이핑 했다는 이유로 국민학교 4학년때 줄빠따 맞은 기억은...-_-
Commented by 찬별 at 2015/01/20 22: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억울하셨겠네요
근데 국민학교 세대이신데 A와 a를 4학년때 모두들 아셨나봐요 -_-
Commented by Rudvica at 2015/01/20 22:19
당시 컴퓨터반 응모조건 중 하나가 알파벳 암기였습니다...
(무료강의도 아닌 준 학원 수준으로 돈 내고 하던 방과후 교실이었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언에일리언 at 2015/01/20 18:41
우리집 첫 컴퓨터도 아이큐2천이었어요. 그때 팩으로 했던 생애 최초의 게임이 겔러그였었지요 ㅎㅎㅎ
Commented by 찬별 at 2015/01/20 22:14
오랜만이시네요, 블로그계를 떠나신 줄 알았더니, 가끔 업뎃을 하시는데 제가 늘 놓쳤었군요;

제 경우는 첫 게임이 바블바블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Commented by 언에일리언 at 2015/01/21 03:16
ㅎㅎㅎ 사실은 요즘은 네이버 블로그를 씁니다. 이글루스는 올라오는 글 쓰고 다른데서 못할 소리 하는데 쓰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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