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잘은 모르지만 예전 철학책 몇 권 봤던 기억으로 과거의 세계를 인식하던 방법은 기본적으로 분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양의 음양오행설이 천지만물에 음양과 오행의 성격을 부여하는 방식, 서양의 희랍철학에서도 이와 비슷한 접근체계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 그러다가 어느 순간, (흔히 데카르트를 분기점으로 사는 것 같은데) 원인과 결과로 세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과학의 핵심원리가 '왜'가 되었다.

그로부터 수백년간 분류 방식의 사고는 '미개하고 전근대적인 것'으로 지적되어왔다. 실제로 미개하고 전근대적인 경우가 많았던 것도 많았다. 다만 요즘 인공지능 쪽에서 조금 특이한 흐름이 보여서 흥미롭다.

인공지능, 특히 최근에 뜨고 있는 인공신경망 기술은 기본적으로 분류 후 유사성을 찾아내는 기술(로 이해하고 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분류의 기준 자체가 알고리즘의 일부분이라서 인간의 입장에서는 블랙박스에 가깝다.

인공지능을 사용한 번역기술을 보면 설명이 쉽다. 기존 방식의 번역은 기계의 오역을 읽다보면 왜 오역이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 번역은 왜 이런 오역이 나왔는지를 인간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아마 기계의 사정이라면, 자신이 그동안 학습했던 수많은 데이터들을 몇 가지의 기준으로 분류했던 것 가운데 그나마 가장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고 할 것이다.  

번역 말고 다른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점점 더 적용되어 나갈텐데, 인간의 사고체계 자체가 분류와 유사성이라는 데카르트 이후 폐기되었던 사고방식으로 전환되는 징조는 아닐까.

(타자연습)





by 찬별 | 2017/04/24 15:49 | 잡담 (최근글만 공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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