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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현 후루유 온천과 가이세키요리 + 외국여행기



찾아보니 지난 번 방문이 2014년 5월, 3.5년이 지났다. 우리나라 같으면 자영업자의 절반이 갈렸을 시간이다. 실제로 내가 이사온 이 곳 수지구의 상점가는 식당이 절반은 바뀐 것 같다. 하지만 사가는 지난 3.5년이 지난 동안 내가 기억하는 그 술집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3년 전 사가현에서도 할 일이 하도 없어서 주변만 뱅뱅뱅뱅 맴돌았기 때문에, 상점들 간판이 우스울만큼 다 기억이 났다 -_-) 

후루유라는 마을의 온쿠리라는 온천 호텔은 사가현 버스터미널에서 30분 정도 이동해서 도착했다.  




호텔+항공기팩으로 2박3일에 1인당 50만원꼴이 들었으니까... 얼만지 계산하고 들어왔다면 들어오기 싫었을거다 -_- 




일본 여행을 몇 차례 왔지만 가이세키 요리는 처음이었다. 지난 번의 온천호텔 여행에서도, 순서대로 서빙하는 가이세키요리가 아니라, 한 상에다 한꺼번에(또는 두 번 정도로 나눠서) 서빙하는 것만 먹어봤었다. 이번 온쿠리 호텔에서는 식당의 개인실에서 순서대로 음식을 제공하는 가이세키 요리였다. 



음식 순서지가 있다. 현재 내 일본어 실력은 7세 어린이 언어능력 수준 정도 아닌가 싶어서, 그냥 야채라고 써놓은 건 읽을 수 있지만, "신선한 유기농 야채"라고 써두면 이해할 수가 엄따 -_ 그래서 음식 순서지로는 뭐가 나올지 별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처음 나온 것은 야채 모듬에다가, 된장 소스. 땅콩버터와 된장과 꿀을 섞은 듯한 소스가 질그릇에 발라져있고 그 아래에는 촛불이 있었다. 미지근한 온도가 계속 유지되었다. 소스 성분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라 맛있다고 치는데, 야채는 정말 신기할 정도로 아삭거리고 달고 시원했다. 




야채와 함께 생선회가 나왔다. 생각보다 맛이 없다 -_- 이게 내 입맛에도 그렇고... 김냉면 어린이 입맛에도 그런지, 전날 이자카야에서 연어회를 거의 다이슨 청소기 수준으로 흡입하셨던 김냉면 어린이께서는 이 연어회 앞에서 헥헥헥을 20여번 외쳐서 내 회를 빼앗아 한 조각을 잡수신 후, "맛없지는 않은데 맛있지도 않다" 라고 소감을 피력하셨다. 흰살 생선은 숙성된 단맛이 아니라 푸석푸석한 느낌이었고, 힘줄이 많이 씹혔다. 

  




뜨거운 술 한잔. 뒤에 보이는 건 물수건;;; 





김냉면 어린이용 어린이 셋또. 사실 저거만 해도 어른 1.5인분은 되는 양인 것 같다 ;; 







전복과 마, 가지를 넣은 찜요리가 나왔는데, 셀로판지에 들어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이건 다 쪄서 셀로판지에 넣었을까? 셀로판지에 넣은 상태로 쪘을까? 눈깔사탕 같은 게 들어있어야 할 세로판지 속에서 전복이 나오다니. 원래 이런건가? -_- 덧붙여 젓가락이 일본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일회용 와리바시다. 이 와리바시는 보통 500엔짜리 길거리 야키소바 같은 걸 사먹을 때 주는 것 같았는데...? 

그리고 서빙하는 언니도 일본에서 경험해본 식당 서빙 치고는 그다지였다. 일본 료칸에서는 원래, 젊었을 때 고왔을 것 같은 흰머리가 조금 섞여있으나 염색으로 가린 초로의 부인이 품위있고 단정하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 아니던가? 쉬는 날에는 캬라멜콘과 땅콩을 다섯 봉지쯤 사다 놓고 사랑과 전쟁이나 아침드라마 일주일치를 몰아보기할 것처럼 생긴 언니가, 오늘의 혹사에 지쳤다는 표정으로 나름 애를 쓰며 음식들을 날라주는데 쫌 안쓰러웠다;;; 

뭐... 평소에 이런 거 따져가면서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일년에 한두 번 부리는 호사이고 비싼 돈 냈는데 쫌 이상하잖아 -,.- 아니, 그걸 떠나서 진짜 궁금하다. 왜 저 찜요리가 셀로판지에 들어있었는지;;;  


일본 소주 한 잔을 시키며, 물을 넣되 절반만! 이라고 몇 번을 강조했건만 물컵 가득 물이 부어진 소주가 왔다. 언니는 술잔을 내게 건네며 내 눈을 피했다 (......) 






송이와 가쓰오부시가 들어있다는 국물. 







그리고 사가규. 와규의 본진이 고베이고, 그 이외 몇 군데 유명한 곳이 있나본데, 사가현도 나름 그 언저리 어디쯤에 있는 것 같다. (근데 삼대 와규... 뭐 이런 검색어로 걸리지 않는걸로 봐서는, 전국구 스타는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이 사가규는... 기름이 꽃처럼 흩어져 있어서, 먹으면 약 3분 후 심장제세동기가 필요할 것 같은 비쥬얼이다. 일인용 철판에다 고기를 얹자 잠시 후 기름이 국물처럼 흘러내려오는게 아주 예술이다. 근데 구워서 입에 넣으니, 입에서 녹는 맛이다. 나는 쇠고기를 싫어하고 특히나 양념없이 두껍게 구워먹는 쇠고기는 정말 싫은데, 이 고기는 무려 두 조각이나 먹었고 뱉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맛있었다는 뜻이다. -_)  쌓여진 찜 때문에 투덜거리던 마누라는 괴기를 먹고서 급방긋 오늘저녁 짱짱맨 모드로 바뀌었다. 










이건 게살 수프에 찐 찰떡이라고... "게" 라는 말은 일본어를 읽었기 때문에, 게찜 같은 게 나올 줄 알았는데 실망이야. 





마지막으로 나온 밥과 장국. 밥은 버섯과 다시마 같은 것으로 간이 되어있었고, 미소시루에는 토실토실한 조개가 세 마리 들었는데, 첫번째 조개에서는 아작, 두번째 조개에서는 와자작, 세번째 조개에서는 으즉으즉으즉 하면서 흙이 씹혔다 (... ) 고기를 맛있게 먹은 마누라는, 그런 흠집으로 우리 아름다운 저녁식사를 모욕하지 마라고 말씀하셨다. 







디저트..  



나의 결론은... 
가이세키 요리는 내 취향이 아닌 거로... (-_ ) 




덧글

  • 밥과술 2017/11/20 03:24 # 답글

    냉면이가 소녀가 되었네요. 갓태어난 사진 본지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댁내 모두 건강하세요 ~
  • 찬별 2017/11/24 02:53 #

    감사합니다~ 이제 김냉면 어린이가 꽤 자라서, 블로그에 사진 올릴 날도 얼마 안 남았네요. 가끔씩 블로그가 들킬까봐 신경쓰이기도 하네요 -_-
  • 슈타인호프 2017/11/20 06:09 # 답글

    으음, 셀로판지 찜요리는 뭔가 좀 아닌 것 같기는 합니다. 서빙하는 분 이야기하시니 5년 전 이맘때 나가사키 갔을 때 시내 료칸에서 만났던 분 생각이 나네요. 찬별님 표현대로 정말 고우신 할머니였는데...
  • 찬별 2017/11/24 02:53 #

    그러게말이죠... 아쉬웠던 식당이었습니다.
  • B군 2017/11/20 14:12 # 답글

    오오...사가에 또 다녀오셨군요. 알찬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ㅎ 그리고 저도 김냉면양의 폭풍성장 감축드립니다 ㅎ
  • 찬별 2017/11/24 02:54 #

    B군2식의 성장도 만만치 않으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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