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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비평 -_- + 찬별의 취미식당



현직 냉면이 아빠이고 냉면책도 한 권 쓰려고 준비했(다가 혼자 엎...)었지만 두어해 전부터 냉면이 그다지 땡기지 않게 되었고 냉면계에서 거의 은퇴하게 되었다. (그리고 김냉면도 사실 오년쯤 전부터 냉면이라는 호칭을 싫어했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냉면에서 은퇴했다고 말해도 될 듯 -_-)

아무튼 봉피양이나 능라 같은 유명한 평양냉면집에 다함께 가는 날 혼자서 비냉을 시켜먹기도 하고, 한발 더 나아가 온면을 시켜먹는 날도 종종 있다. 온면은 냉면과 똑같은 면에다 똑같은 육수를 좀 더 뜨겁게, 그리고 조금 다른 고명을 얹어주는데, 이렇게 먹어보면 냉면 국물맛이 참 아스트랄한 국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암튼 물냉면 먹고 나면 탄수화물 과잉섭취로 속도 더부룩하고, 선주후면도 좋아하긴 했지만 일정부분은 안주가 모자란 걸 참고서 했던 것 같고;;; 요즘은 그냥 집에서 들기름과 샘표 국시장국을 넣고 비빈 메밀국수가 제일 맛있는 듯.... -_-

근데 아무튼 옛 일을 떠올리자면, 내가 처음 냉면의 맛 품평에 집착했던 것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무렵이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첫번째 계기가 당시 원산면옥인지 달맞이집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어느 값비싼 고깃집의 후식 냉면을 먹었는데, 면이 툭툭 끊어지면서 메밀향이 나고 국물맛이 쨍하게 날카로웠던 기억이 또렷하다. (달맞이집 같은데, 비슷한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암튼 그 이후, 나 혼자 밥을 먹게 되는 날에는 짜장면 두 그릇 값 정도를 쥐어주셨는데, 그 돈으로 종종 냉면집을 돌아다녔다. 부산 해운대에 냉면집이 있어봐야 몇 개나 있었겠느냐만은 그걸로 이런저런 동네 냉면집들을 하나하나 찾아가서, 비냉은 매워서 싫고, 다대기 들어간 냉면도 자극적이라 싫고, 물냉으로만 한그릇씩 먹어가면서, 어느 집은 면발이 어떻고 어느 집은 국물맛이 어떻고... 해가며 식당 비교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그게 대략 1990년 정도의 일이다.

내가 무슨 음식 취미가 있었느냐 하면... 당시 나는 경상도의 고등학생 이었고, 태생적으로 관심이 전혀 없었던 것 같지는 않지만, 가치관 자체가 음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밥투정이라는 것에 가까웠던터라;;; 그리고 1990년 경에는 실제로 음식에 대해서는 방송이든 글이든 관심을 별로 두지 않던 시절이기도 하다. 음식의 맛에 대해 비교하고 평가할 생각을 뭔가 다른 매체 때문에 하지는 않았다는 점.

그러니까, 냉면이라는 음식 자체가 뭔가 '비평을 유도하는 맛'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냉면이라는 존재 자체에 내재된 특징이랄까. 뭔가 사람들의 취향의 미묘한 지점을 건드려서, 평가하고 비교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다른 종류의 대중적인 면요리와 비교하면 이런 특징이 더더욱 도드라지는데, 잔치국수, 칼국수, 비빔국수, 짜장면 등의 어떤 면요리에서도 이런 맛 비교는 없다. 유일하게 짬뽕의 경우에는 예전 이글루스의 녹두장군님이 전국 4대짬뽕? 이라는 포스팅을 한 번 한 이후로 한동안 짬뽕의 천하삼분지계;;; 같은 대화가 빈번했으니 작은 예외인 것 같기는 하다. 다만 그 중국집별 짬뽕맛을 비교하는 것은 냉면맛 비평과는 비교할 수 없게 덜 진지했고, 간혹 진지하게 덤비는 사람들은 꼴불견으로 보였다. 뭐랄까, 냉면은 고전문학이고 짬뽕은 무협지랄까.

이제 냉면에 대한 역사적 문학적 그리고 음식 자체로서의 연구는 더 말을 보탤 필요가 없을만큼 사방팔방에서 진행되었다. 아마 나는 삐뚤어졌기 때문에, 남들이 다 냉면을 좋아하니까 냉면 맛이 없어진 것 같다 -_-




덧글

  • 닥슈나이더 2018/05/22 20:40 # 답글

    공식 냉면 은퇴선언 이시군요~~!!
  • 찬별 2018/05/27 10:41 #

    넵 이제 전직 냉면이 아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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