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성숙도

산업도 나이를 먹는다. 대표적으로 오래된 산업은 제조업, 금융업 등이다. 오래된 산업은 여러 가지의 곤경과 분란을 거쳐 성숙해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우는 70년대의 일방적 착취와 80년대의 노사분규를 겪었고, 지금은 비정규직 및 하청-재하청이라는 구조로 정착이 되고 있다. 총론적으로 말하자면 기업과 고용주와 사회의 타협이 비교적 여러 각도에서 이루어졌다고 하겠다. (물론 하청-재하청은 굉장히 문제가 많은 체계라서 조만간 대규모의 재타협 과정이 일어날 것이다만...)

광업이나 농업은. 글쎄다. 우리나라의 일차 산업은 이제 애물단지가 되었다. 농민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그래서 나가는 거액의 지원금(저이자 대출 등)들의 상당 부분은 아들내미의 강남 아파트 구매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역시나 그 와중에 굶어죽는 농민은 또 굶어죽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숙도가 낮은 산업은 소위 IT 업계다. (IT 서비스, 포털 등이 포함되며, IT 제조업계는 포함되지 않음) 똑같이 첨단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받더라도, 제조업은 그들이 돈을 버는 방법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물건을 만들고 팔아서 돈을 번다. 그러나 IT와 통신, 컨텐츠 업계는 그렇지 않다. 돈을 버는 방법 자체가 급박하게 바뀐다. 2000년대에는 닷컴은 광고로, 통신은 음성 이외에 컬러링 따위의 부가서비스로, IT 서비스는 계열사에 인건비 따먹기 + 납품 중간마진으로 돈을 벌었지만, 2010년대에는 돈을 버는 방식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90년대나 80년대에 그들이 돈을 버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성숙도가 낮은 산업에서는 빈틈이 많다. 고용주가 어설프게 피고용인을 착취하기도 하고, 피고용인이 잘 짱박혀서 놀고 먹기도 한다. 장치산업의 초기에는 잘 짱박혀서 놀고 먹는 피고용인이 많다. (80년대의 한국통신 직원을 생각하면 된다) 2000년대의 IT 산업은 대개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착취하는 쪽이다. 아 뭐 그냥 대략 여기까지 -_-

by 찬별 | 2009/10/17 19:34 | 잡담 | 트랙백 | 덧글(7)

찬별의 료리강좌 - 소주, 삼겹살, 노동의 새벽

1.
하루 일과가 무척 힘들었을 때, 특히 이삼일씩 밤샘에 가까운 일을 하고서 돌아오는 길에는, 꼭 노래 하나가 떠오른다. 박노해 시, 정태춘이 노래한, 노동의 새벽이다.

전쟁같은 하루 일을 마치고서
새벽 쓰린 가슴위로 찬 소주를 붓는다
- 하 
이러다가 오래 못가지
오래 못가도 어쩔 수 없지

원가사와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내가 기억대로 읊조리는 가사는 저렇다.  

그런 날이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이 바로 소주와 삼겹살이다.
나는 소주와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특히 입이 짧아서 삼겹살류는 기껏해야 반인분 정도를 먹지만
몸이 물먹은 솜처럼 늘어지고 머릿속은 잘 마른 스펀지처럼 건조한 시간에는
조건반사적으로 소주와 삼겹살이 땡긴다.


2.
1차 산업 사회에서 증류주인 소주는 최고급 술이었다.
농경사회의 노동주는 막걸리였고,
사람들은 논두렁 밭두렁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농요를 불렀다.
물론 태평성대 시절에는 말이다.
흉년에는 밥도 없는데 무슨 막걸리.

2차 산업사회에서 화학적인 소주 제조법이 나왔다.
곡식 가공품의 찌꺼기 등을 화학적으로 발효시킨 술이다 .
흉년에 밥이 없어도 술을 마실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프레스공장에서 하루 16시간씩 기계처럼 일을 하던 사람들은
새벽 쓰린 연료통에 찬 소주를 채웠다.

이제 3차 산업 사회가 되어가는 중이다.
3차 산업의 술은 맥주나 와인 쯤이 되어야 할 것 같지만
놀랍게도 건설업 또한 3차산업이다.

누군가는 소주가 소주의 맛을 낼 수 있는 미니멈이 18도라던데
그래도 3차산업에도 여전히 소주는 소주지만 17도인지 16.8도인지
스무살짜리 계집아이가 사각팬티만 입고
다리벌리고 앉았다 일어섰다 꿀샷댄스인지 국민체조인지를 춰가면서 
새벽 쓰린 연료통에다 소주를 채우라고 권한다.

그렇다, 새벽 쓰린 가슴에는 그래도 아직 소주다.


3.
평균 10~11시 퇴근.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일이 몰려서 아침에도 대략 8시에 출근. 어제는 새벽 세시반 퇴근. 오늘도 대략 11시 퇴근. 새벽 쓰린 가슴에 찬 소주를 붓고 싶지만 밤 열한시에 먹는 삼겹살을 소화해낼 수 있을만큼 위장이 튼튼하지도 못하고... 집에 있는 베이컨을 굽고, 고추도 조금 굽고, 오미자술 한 잔을 따랐다.  



4.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이러다가 오래 못 가지
오래 못가도 어쩔 수 없지 -_-;;;


이 노래를 정말로 진지하게 불렀던 시절이 있다.
(연봉 1억을 받기 위해서 하루 66시간씩 일하던 시절이었다)
(히스토리를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이번 낚시에도 몇 분 걸리실 듯 -_-)

요즘이 당시보다 확실히 덜 바쁘기는 하지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하루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by 찬별 | 2009/10/15 23:47 | 한국음식의 탄생 | 트랙백 | 덧글(13)

일본 라노베 사고 싶은데... 어디서 뭘 사야 할까나연

요즘 책이 안 읽혀서... 괜찮은 라이트노벨 류를, 헌책으로 사고 싶은데
괜찮은 책이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괜찮은 책 있으면 헌책방 싯가대로 누가 판매 좀 해주시거나 (판매시 옥션이나 안전거래...)
아니면 괜찮은 놈으로 추천 좀 부탁을...

- 도서밸리로...

by 찬별 | 2009/10/12 23:33 | 잡담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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